[쿠키뉴스=김단비 기자] 암환자가 느끼는 모든 통증을 가리켜 ‘암성 통증’이라고 부릅니다. 암성통증은 암 덩어리 자체가 원인이 되어 발생하는 통증부터 항암/방사선 치료로 인한 신경세포 손상과 근육세포의 손상까지 다양한 이유에서 비롯되는데요. 국내 연구에서 암성통증의 유병률은 약 52~80%로 나타났으며 이 중 절반 이상이 적절한 통증관리를 받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그렇다면 암환자의 적절한 통증관리가 이뤄지지 못하는 원인은 무엇일까요.
일단, 마약성 진통제에 대한 막연한 거부감과 통증관리에 대한 인지부족이 원인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김연희 서울아산병원 간호부원장은 “암환자라면 무조건 겪게 되는 고통쯤으로 여기고 통증을 참는 환자가 많다. 여기에는 참으면 보상이 있을 것이란 심리가 깔려있다. 또 진통제가 암치료를 방해할 것이란 견해도 지배적인데, 치료효과를 떨어뜨리는 진통제는 없다. 오히려 암성통증을 제대로 조절해나가지 못할 때 환자의 정상적인 생활을 어렵게 만들고 치료에 대한 불안감을 키워 주치료 효과를 떨어뜨린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 세계보건기구(WHO)에서 권고하는 암성통증 관리지침 내용에는 마약성 진통제를 모든 단계의 통증에 적극적으로 사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이는 진통제 의존성보다 부족한 통증치료가 문제가 된다는 연구결과가 근거가 됩니다.
한편 암성통증을 호소하며 응급실을 내원한 암환자도 적절한 진통제를 처방받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사례가 드물지 않았는데요. 통증관리 지침에 대한 의료인의 인식이 부족한 탓으로 분석됩니다.
서울아산병원 김연희 간호부원장은 “주치의가 환자의 통증관리에 얼마나 신경을 쓰느냐에 따라 통증이 암 치료의 한 부분이 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외래에 온 암환자의 건강상태를 확인하는 바이탈 사인에는 우리가 알고 있는 맥박, 혈압, 체온, 호흡수 말고도 통증이 포함돼있지만 환자에게 ‘지금 통증이 있는지’, ‘몇 주간 통증이 있었는지’ 등을 구체적으로 질문하는 암 전문의는 많지 않다. 통증관리에 대한 의료진의 관심이 부족한 탓”이라고 말했습니다. kubee08@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