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제대학교 서울백병원 가정의학과 박현아 교수가 암환자 650명을 조사한 결과 흡연자 중 53%가 암 진단을 받은 후에도 계속 흡연하는 것이 확인됐다.
흡연하는 암환자 중 담배를 끊을 생각이 전혀 없다고 답한 사람이 전체의 34.3%였으며 6개월 이후에 끊겠다고 답한 사람이 40.2%로 조사돼 사실상 암 치료를 시작한 당분간 금연의사가 없는 암환자가 74.5%에 달했다.
연구팀은 암환자의 금연율이 저조한 배경에 대해 암 판정을 받은 직후 혼란스런 심리상태를 이유로 들었다. 암환자에게 금연의 동기부여가 가장 잘 되는 기간을 ‘암 판정 직후’로 꼽을 수 있는데 이 기간에는 암 판정받은 사실로 혼란스러운데다 막상 암 치료에 들어가면 그 과정에 집중하느라 금연하기 좋은 타이밍을 놓친다는 설명이다.
박 교수는 “한 번 피면 끊기 어려운 중독성 때문에 암환자라 할지라도 금연하기가 어렵다”며 “건강한 해로우니 금연하라고 말로만 강요할 것이 아니라 니코틴 중독에 대한 치료가 이뤄져야 금연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흡연이 암 치료율을 떨어뜨린다는 것이 다양한 연구를 통해 증명되고 있다. 박현아 교수는 “한 연구에서 담배의 60여 가지 발암물질은 기관지섬모의 이물질을 배출하는 기능을 떨어뜨려 암 수술 후 폐합병증(폐렴 등)의 유병률을 높인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며 “또 담배의 해로운 성분은 조직의 산소량을 떨어뜨려 방사선치료의 효과를 감소시키고 항암제가 몸 안에서 빨리 대사되게 해서 암세포 살상효과를 감소시킨다”라고 설명했다. kubee08@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