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김단비 기자] 난치성 뇌전증을 유발하는 유전자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규명됐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소아뇌전증센터 신경외과 김동석 교수팀(박은경·강훈철·김흥동·이준수 교수)과 KAIST 의과학대학원 이정호 교수팀은 난치성 뇌전증을 유발하는 유전자를 발견하고 해당 유전자의 변이를 억제하는 기전을 통해 치료효과를 확인한 동물실험을 네이처 메디슨 (Nature Medicine, 인용지수 28)지 3월 24일자 온라인 판에 발표했다.
뇌전증은 뇌신경세포의 일시적이고 불규칙적인 이상흥분현상으로 잦은 발작과 발달 장애 위험을 안고 있는 질환이다. 약물로는 큰 치료효과를 볼 수 없었던 이 질환은 문제가 발생한 뇌 분위를 절제하거나 해당 부위에 전기자극을 주는 수술로 증상을 조절해왔다.
그러나 이 뇌 절제과정에서 뇌 부위가 관장하는 언어 또는 운동기능에 장애를 초래할 수 있는 합병증 위험성을 늘 고려해야 했다고 한다. 특히 뇌수술에도 불구하고 증상이 조절이 되지 않는 중증 난치성 환자도 있어 질환 발병 원인 규명을 통한 새로운 치료법 개발이 절실했다고 말한다.
대뇌피질 이형성증을 갖고 있는 난치성 뇌전증 환자로서 뇌수술을 받은 77명의 뇌조직과 혈액 또는 타액을 채취하여 첨단 유전자 분석을 실시했다.
분석 결과 12명(15%)의 환자들에게서 혈액이나 타액에서 보이지 않고 뇌 조직에서만 특정 유전자 변이가 관찰됐다.
연구팀은 이어 유전자 변이를 억제하는 치료법 개발에 착수했다.
김동석 교수는 “수술적 치료만이 유일한 대안이었던 난치성 뇌전증의 원인을 처음 규명함으로써 혁신적인 치료약물 개발의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는 기념비적 연구 성과라고 연구 의의”라고 밝혔다.
공동 책임 연구자인 KAIST 이정호 교수도 “난치성 뇌질환의 원인 유전변이가 혈액을 포함한 우리 몸 전체에 분포 있을 것이라는 기존의 학설을 뒤집고 뇌 영역에만 국한되어 존재하면서 뇌 기능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사람과 동물 모델에서 증명 한 최초의 연구”라고 자평했다.
한편 순수 국내 기초 및 임상의학자의 공동 연구를 통해 난치성 뇌신경질환의 원인규명과 함께 치료제 개발 가능성에 한 걸음 다가선 연세대 세브란스병원과 KAIST 공동 연구팀은 이번 연구 과정에서 생산된 노하우와 치료약물 등에 대해 국내외 특허를 출원 중이며, 빠른 시일 내에 환자 대상의 임상시험에 들어갈 계획이다. kubee08@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