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기자의 호시탐탐] “혜택이 남다르다고요?” 신용카드사들의 각종 할인, 덮어놓고 좋아했다간…

[봉기자의 호시탐탐] “혜택이 남다르다고요?” 신용카드사들의 각종 할인, 덮어놓고 좋아했다간…

기사승인 2015-04-09 01:03:55

[쿠키뉴스= 조규봉 기자] 카드회사는 어떤 방식으로 수익을 낼까요? 일부 카드의 경우 연회비도 받지 않고 이자도 없습니다. 그런데도 오히려 여러 가지 할인 혜택을 준다고 광고를 하지요. 광고의 혜택들은 여러 곳에서 포인트나 가격 할인 등으로 실제 유용하게 쓰이지요. 카드회사들이 이렇게 퍼주면서까지 혜택을 주는 이유는 카드를 사용하면 할수록 가맹점으로부터 수수료를 챙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카드회사는 이 수수료로 회사를 운영하고 수익도 내는 것입니다.

고객을 많이 유치하는 사업장이나 고객들이 많이 사용해서 수수료를 많이 내는 가맹점들이 카드사들에겐 VVIP 고객사나 다름없지요.

코스트코 코리아 잘 아시지요? 회원제로 운영되는 미국 창고형 마트입니다. 대량구매를 목적으로 하는 요식업 자영업자나 식품비가 많이 드는 대식가들이 즐겨 찾곤 하지요. 특히 이곳에서 판매하는 생수는 아주 핫한 아이템입니다. 코스트코에 ""왜 가니?"" 라고 물어보면 ""물 사러 간다""고 할 정도입니다.

이 생수 구매 시 현금 대신 카드 결제를 할 경우 삼성카드가 아닌 다른 카드로는 결제가 안 됩니다. 코스트코 회원이라면 아마도 “왜 삼성카드로만 결제를 하라는 것이야?”라고 토로한 적이 있으실 겁니다. 코스트코의 특성상 한 국가 당 1개 카드사와 독점 계약을 원칙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군요. 코스트코가 삼성카드와 독점으로 계약을 하고 있으니 당연히 삼성카드밖에 사용이 안 됐던 겁니다.

고객 입장에선 삼성카드만 이용한다는 게 불편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카드사 입장에선 코스트코와 가맹계약만 되면 기존 고객으로부터 수수료 수입을 얻을 수 있어 ‘황금알을 낳는 거위’나 다름이 없다고 합니다. 코스트코 매장에서 신규 회원도 유치할 수 있어 1석2조이기도 하고요. 그러면에서 코스트코가 카드회사들에겐 갑(甲)입니다. 카드회사 입장에선 코스트코가 VVIP인 것이지요.

삼성카드는 부인하고 있지만 오는 5월 중 코스트코의 카드 가맹사업자가 변경될 수도 있다고 합니다. 삼성카드의 코스트코 가맹 계약이 만료를 앞두고 재계약이 불투명한 상황 때문이지요. 물론 협상이 잘돼서 삼성카드가 계속해서 코스트코의 파트너사로서 자격을 유지할 수도 있습니다만, 업계 관계자들 입에서 나온 얘기이니 아예 신빙성이 없는 애기도 아닌 듯 합니다. 재계약이 불투명한 중심에는 수수료가 있습니다. 삼성카드가 신규 정책에 의해 기존 0.7%대의 저렴한 수수료를 2013년 9월 1% 후반대로 높인 것이 화근이라고 합니다. 수수료율 때문에 협상이 결렬된 사례는 미국 코스트코도 있습니다. 지난 3월 16년간 계약을 맺어온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아멕스) 대신 비자카드와 새로 계약을 체결한 바 있습니다. 덕분에 아멕스 카드의 주식은 한동안 하락세를 면치 못했지요.

현재 코스트코에서 삼성카드 결제액은 연간 2조원이 넘습니다. 0.7%의 낮은 수수료 시 가만히 앉아서 연간 140억원을 벌었던 건데요, 15년간이면 삼성카드는 약 2000억원이 넘는 수익을 코스트코에서 올린 것이지요. 이 때문에 삼성카드가 코스트코 잡기에 총력전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기도 하고요.

그런데 말이죠. 왜 이런 얘기들이 ‘그들만의 리그’로 들릴까요? 결국은 소비자들만 ‘봉’이라는 생각 때문입니다. 언급한 대로 코스트코는 카드사들에게 ‘황금알을 낳는 거위’입니다. 소비자들이 사용만해주면 가만히 있어도 수익을 안겨다주지요. 카드회사에 수수료를 내고도 코스트코의 수익률은 차고 넘칩니다. 이런 걸 생각하니 소비자만 ‘봉’ 같다는 겁니다. 카드회사의 할인 혜택 또한 공짜라 해도 공짜가 아닌 수단인 거지요. 혜택을 가장해 소비를 촉진시키는 거니까요. 카드회사들의 수단에 너무 빠져들다 보면 결국엔 ‘왕봉’ 되는 겁니다잉? 덮어놓고 좋아하다보면 거지꼴 못면합니다. ckb@kukinews.com
조규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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