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병원에서 열리는 건강강좌 중 참가자가 가장 많은 강좌는 우울증과 수면에 관한 건강강좌다. 해당 대학병원 관계자는 대관한 강의실의 규모에 비해 너무 많은 참가자가 모여 강의실을 옮기는 해프닝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한 대학병원에서 하루 간격을 두고 대장암의 예방과 치료방법을 소개하는 암 건강강좌와 외상후 스트레스를 알려주는 트라우마 강좌가 열렸다. 대장암 건강강좌에 모인 참가자 수는 15명으로 강의실은 한산했다. 강연자가 준비한 자료의 수에 비해 참가자는 수는 턱없이 부족했다. 반면 트라우마 강좌에 모인 참가자 수는 50명을 넘겼다. 전날 대장암 강좌와 대조적인 풍경이다.
여의도에 위치한 금융회사에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출장 강연이 열렸다. 주제는 ‘스트레스 관리법’이다. 호응은 기대이상이었다.
직장인 김단희 씨는 “스트레스가 타인에 의해 쌓인다고 생각했는데 결국은 내 마음의 문제였다. 스트레스를 질환으로 생각하니까 강연하는 동안 메모하며 듣게 됐다”고 말했다.
위협적인 암보다 외상후스트레스나 우울증, 화병을 다루는 건강강좌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런 배경에 대해 병원 측은 암에 관한 정보가 매스컴에서 많이 다뤄진 까닭은 이유로 들었다. 또 우울증 등 마음의 병을 적극적으로 표현하고 치료하고자 하는 의지가 높아진 것도 주요한 이유로 들었다.
건강한 정신을 갖는 일에 다소 소극적이던 한국인의 정서가 바뀌고 있는 것이다. 정신건강의학과 의료진은 “불안장애로 힘들어하는 50대 여성이나 인생 처음 우울증을 경험한다는 60대 남성, 스트레스 관리의 중요성을 느낀 직장인, 이들의 공통점은 정신건강을 위협하는 갖가지 증상들을 더 이상 제쳐두지 않고 능동적으로 해결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kubee08@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