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김단비 기자] 해조류에서 추출한 폴리페놀 계열 성분인 디엑콜(dieckol)이 혈뇌장벽을 투과해 독성작용으로부터 뇌 신경세포를 보호한다는 연구결과가 국제저널에 발표됐다.
이번 연구는 건양의대 이경복 교수팀(생화학교실 이경복, 미생물학교실 유영춘, 해부학교실 한승연 교수)과 고려대학교 화학과 김종승 교수의 공동연구 결과다.
뇌 혈관에는 선택된 물질만을 뇌 속으로 전달하는 일종의 여과장치인 혈뇌장벽(Blood-Brain Barrier)이 있어, 염증작용이나 독소의 침입 등으로부터 뇌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혈뇌장벽은 질병의 치료에 유용한 약물성분이 뇌로 전달되는 것을 막는 기능도 있어, 뇌 질환 치료제 개발에 있어서는 후보약물이 혈뇌장벽을 투과할 수 있는가가 성패의 관건이 된다.
이번 연구에서 건양대 의대 연구팀은 형광물질을 표지한 디엑콜을 혈관에 투여하고 뇌로 침투되는 과정을 조사한 결과, 디엑콜이 혈뇌장벽을 효과적으로 통과함은 물론 뇌 조직 내의 신경세포에까지 도달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또한 디엑콜은 신경세포 내의 소기관인 소포체로 선택적으로 이동하여 소포체 스트레스를 경감시킴으로서 뇌 질환을 억제하는 작용을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신경세포 내 소포체 스트레스는 치매, 파킨슨병 등 만성 퇴행성 뇌 질환의 발생의 중요한 원인인 만큼, 효과적인 혈뇌장벽 투과성과 세포 내 소포체로의 선택적 이동성을 지닌 디엑콜은 그 자체로서 뇌 질환 치료제로서의 응용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또한 디엑콜은 혈뇌장벽을 통과하지 못하는 뇌 질환 치료약물의 혈뇌장벽 투과 보조제로서, 혹은 세포 내 소포체로 약물을 전달하는 선택적 전달체로서의 응용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경복 교수는
“본 연구결과는 뇌신경과학자의 숙원이며 난제였던 혈뇌장벽의 문을 연 의미 있는 결과로서 혈뇌장벽을 뚫고 뇌세포의 소포체에 치료약물을 전달할 수 있는 첫발을 내딛는 연구로 평가되며 뇌신경계 질환은 물론 소포체 스트레스와 관련된 많은 질병의 극복에도 폭넓게 응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 연구결과는 세포치료와 조직공학분야의 최고권위인 바이오머티리얼(Biomaterials)지에 5월 16일자로 온라인 발표됐다. kubee08@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