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김단비 기자] 비교적 젊고 건강한 의사가 메르스 감염됐는데, 이 의사가 확진 판정을 받은 지 일주일도 되지 않아 위중한 상태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지금까지 메르스로 사망한 환자들이 당뇨나 신장병 등 기저질환을 앓고 있는 고령인 점을 감안하면 이전과 다른 패턴으로 병이 진행됐다는 것을 추측해볼 수 있다.
건강한 의사가 메르스에 감염돼 위중한 상태에 빠지자, 일각에서는 ‘사이토카인 폭풍(cytokine storm)’이 원인일 것이란 추측이 나오기도 했다. 사이토카인 폭풍은 신종 플루가 유행한 2009년에도 언론에 자주 등장했던 용어다.
몸 안에 바이러스가 침투하면, 몸은 사이토카인이라는 신호물질을 분비한다. 분비된 사이토카인에 의해 다양한 면역세포들이 만들어지고, 침투한 바이러스는 그 생명력을 잃게 된다.
정상적인 몸은 바이러스가 침투한 초기 며칠 동안만 사이토카인을 분비한다. 만약 일주일 넘게 사이토카인이 높은 농도로 분비되면 감염부위에 수많은 면역세포가 몰려, 염증이 심해지고 혈관이 느슨해져 혈액이 새어나오고 폐 조직에 피가 고이게 된다. 이 상황이 계속되면 결국 호흡곤란으로 감염자는 사망에 이르게 된다.
정상적으로 면역반응을 일으키는 사이토카인이 일정기간을 넘겨 오랜 기간 발현되는 것을 ‘사이토카인 폭풍’이라고 부르고, 비교적 건강한 사람도 바이러스 질환에 쓰러질 수 있는 원인이 된다. 김단비 기자 kubee08@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