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김단비 기자] 메르스 쇼크는 새 국면을 맞았다. 평택성모병원에서 36명의 메르스 환자가 발생했고 감염 사실을 모른 환자들이 전국 병원을 다니면서 제2의 진원지가 만들어졌다.
제2의 메르스 진원지로 꼽히는 삼성서울병원에서는 14번 환자의 방문으로 71명의 환자가 발생했고, 대전 대청병원에서도 12명, 건양대병원에서도 10명의 추가 감염자가 발생했다.
1번, 14번, 16번 등 지금까지의 슈퍼전파자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기존 환자들이다. 그렇다보니 병원이 메르스 진원지가 됐고, 전파 경로도 병원 내 공간으로 한정돼있다. 그러나 최근 추가된 감염자들은 환자가 아닌 일반 방문객 또는 보건 종사자다. 이들은 병실 또는 병동이라는 한정된 공간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지하철을 타고, 버스를 타고 학교, 쇼핑몰을 다니는 등 일상생활을 한다. 지역으로의 확산 가능성을 짐작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문제의 삼성서울병원 응급실 이송요원(137번)이 증상이 발현된 일주일 간 서울대입구역(2호선)에서 교대역(2·3호선 환승)을 거쳐 일원역(3호선)을 이용한 것으로 알려져 서울시가 방역에 나섰다. 137번이 거쳐갔다는 지하철역을 대상으로 지난 15일 밤 방역소독을 실시했다.
그러나 시민들의 반응은 차갑다.
방배동에 사는 김동희(가명·50대) 씨는 “지금 와서 방역이 무슨 소용인지 싶다. 70명이 넘는 환자가 발생한 삼성서울병원을 애당초 폐쇄조치하지 않은 보건당국과 서울시를 이해할 수 없다. 매일 격리자 수가 늘고, 격리자 무단이탈됐다는 뉴스를 접할 때마다 불안감이 커간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응급실 이송요원 137번과 부산의 143번 환자가 수퍼전파자가 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며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4차 감염자가 발생한 만큼 일반 국민들의 적극적인 협조 없이는 메르스 사태를 종식시키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한다.
감염병 전문가는 “일단 발열 증세가 나면 보건소에 연락해 필요한 조치를 받아야한다. 그리고 발열과 기침 등 호흡기 증상이 나오면 내 이웃을 보호한다는 마음으로 스스로 마스크를 착용해야한다. 또 병문안을 자제하고 병원 이용 시 손을 자주 씻고 병원 밖을 나갈 때에도 알코올로 손 소독을 철저히 해 바이러스가 병원 밖을 못 나가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kubee08@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