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실에서 국내 자궁 근종의 급증을 실감 하냐고 묻자, 의외의 대답을 했다. 문 교수는 “자궁 근종 환자가 늘었다고 느끼기보다, 상태가 극도로 안 좋은 자궁 근종 환자가 많아졌다. 병원의 홍보 탓도 있겠지만 환경호르몬, 공해, 심한 스트레스 환경 등 과거에 비해 여성 건강을 위협하는 요소들이 많아지면서 자궁 근종의 심각성도 커졌다”고 말했다.
문 교수가 치료하는 자궁근종은 자궁의 근육층에 생기는 양성종양이다. 자궁근종은 자궁 내 양성종양이 위치하는 자리에 따라 △근층내근종 △점막하근종 △장막하근종 등으로 나뉜다. 이 중 점막하근종은 자궁 가장 안쪽 내막에 생기는 것으로 수정란이 착상하지 못해 난임의 원인이 되고 임신이 되더라도 유산, 조산할 확률이 높아진다. 점막하근종은 제거하기 위해 복강경 수술, 개복수술, 로봇수술이 고려된다. 문 교수는 복강경 수술과 개복수술의 장점을 합친 로봇수술 방법을 이용해 자궁 내 종양을 제거한다.
문 교수는 “자궁근종 제거수술의 핵심은 자궁의 근육층을 얼마나 복원시켜주는가에 있다. 근육층에 자리한 종양을 적은 출혈만으로 정교하게 제거하고 다시 꼼꼼히 봉합해줘야 이후 임신했을 때 근육층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다. 로봇을 이용한 수술법은 자궁의 근육층을 꼼꼼하게 봉합할 수 있을뿐더러, 개복하지 않아 흉터가 적고 회복이 빠르다”고 설명했다.
문 교수는 배꼽을 통해 단 하나의 구멍만 내어 자궁 내 종양에 접근한다. 흉터가 적고 회복이 빠른 결정적인 이유다. 문 교수는 이전에도 복강경을 이용한 수술법을 개발해 38cm 이상의 거대 종양을 흉터 없이 제거해 의료계를 놀라게 했다. 여기에 더 나아가 로봇을 이용해 다른 장기와 유착을 줄이고 봉합력을 높였다. 다른 의료기관에서는 로봇을 이용하더라도 최소 3곳을 절개한다는 게 문 교수의 설명이다. 문 교수는 “우리 병원에서는 좁은 배꼽을 통해 로봇팔을 환자 뱃속으로 집어넣어 종양을 제거한다. 똑같은 로봇을 이용하더라도 수술결과는 달라질 수밖에 없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문 교수는 새로운 술기를 익히고 연구해나가는 이유에 대해 “앞으로의 수술법은 환자의 통증을 줄이고 바른 일상생활로의 복귀가 가능하도록 최소 침습수술 형태로 진화해갈 것”이라며 “우리 이대목동병원은 그동안 시행해온 단일공 복강경 수술경험을 바탕으로 로봇수술에서도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이전보다 진보된 수술결과를 도출해가고 있다”고 말했다.
문 교수가 속해있는 이대목동병원 로봇수술센터는 여성암 분야를 전문으로 세 명의 여성 교수가 포진해 자궁 및 난소 질환을 흉터를 거의 남기지 않고, 꼼꼼하게 봉합하는 로봇수술로 정복해 나가고 있다. 김단비 기자 kubee08@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