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국민안심병원이었던 강동성심병원은 왜 뚫렸나

메르스 국민안심병원이었던 강동성심병원은 왜 뚫렸나

기사승인 2015-06-26 13:07:55

[쿠키뉴스=김단비 기자] 국민안심병원에서 메르스 환자가 발생하며 보건당국의 허술한 방역망 현주소가 재확인됐다.

국민안심병원으로 선정된 병원에서는 일반 환자와 폐렴, 고열 등 메르스 의심증상이 있는 환자를 구분해 진료하고 있다. 동일한 외래공간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고열, 기침을 호소하는 호흡기 질환자는 따로 마련된 선별 진료소에서 우선 진료를 받게 된다.

추후 확진판정을 받더라도 메르스 환자의 병원 내 이동 동선과 접촉범위를 최소화하려는 것이다. 일반 환자는 메르스 환자의 접촉에서 해방될 수 있다.

그러나 요양보호사로 일하던 173번 메르스 환자는 ‘안심병원’으로 선정된 곳에서 일반적인 진료를 보고 검사를 받고 병실에 입원했다. 그 결과 2000여명이 넘는 격리 대상자를 양산했고 병원은 즉각 폐쇄되는 상황에 이르렀다. 다행히 국립보건원에서 실시한 병원 내 메르스 바이러스 검사결과 환자가 많이 이용하는 진료실, 검사실, 화장실 등에서 메르스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았다.

보건 당국의 방역실패의 가장 큰 요인은 밀접 접촉자를 파악하지 못하고 누락시킨 데 있다. 173번 환자의 감염경로는 76번 환자가 머물렀던 강동경희대병원 응급실이다. 엄밀히 말하자면 173번 환자는 강동경희대병원 응급실을 평소 요양·보호하던 시각장애인의 보호자 자격으로 방문했고 그 과정에서 메르스에 노출됐다.

문제는 보건당국이 초기 격리대상자에 응급실에 환자 자격으로 머물렀던 시각장애인만 격리대상에 포함시켰다는 점이다. 시각장애인의 장애 특성상 혼자 응급실을 방문할 수 없었던 것을 감안하면 동행한 보호자를 파악하고 초기 격리대상자에 포함시켰어야 하는데 보건당국은 안이하게 대처한 것이다.

강동성심병원 관계자는 “아쉬운 부분이 많다. 강동경희대병원을 함께 방문한 시각장애인은 밀접접촉자로 분류돼 있고 동행한 173번 보호자는 누락돼 문제가 커졌다. 173번 환자가 밀접접족차로만 분류돼있었다면 선별진료소에서 메르스 의심자로 격리돼 치료를 받을 수 있었을 것이고, 이렇게 많은 격리대상자가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까지 서울의 안심병원은 서울아산병원, 서울성모병원, 세브란스병원, 고대병원, 이대목동병원, 중앙대병원 등이다. 보건당국이 밀접접촉자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한 안심병원도 제 역할을 다 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kubee08@kukimedia.co.kr
김단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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