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 년 동안 행해온 잘못된 식습관이 암 덩어리를 키운 것인데, 이를 역설적으로 따져보자면 암환자에게 좋다고 알려진 건강식단은 재발 가능성을 낮출 뿐 내 몸에 이미 자리한 암을 없애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이야기가 된다.
그럼에도 많은 수의 암 환자 및 보호자들이 지나치게 엄격한 식단에 얽매여 양질의 영양 섭취를 못하고 있다.
이에 한국임상암학회서 이사장을 맡고 있는 신동복 교수(길병원 혈액종양내과)는 "엄격한 식단으로 입맛을 잃고 영양실조로 고생하는 암환자가 많다"며 "환자가 매운 음식을 좋아한다면 일단 자주 먹여서 영양공급을 우선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암환자라면 빨리 몸을 회복해야한다. 이때 양질의 단백질을 섭취하는 것이 좋은데, 실제로 암 환자를 만나보면 채식 위주로만 식사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신 교수는 암 치료 과정을 ‘체력전’으로 비유하며 체력을 보충해줄 수 있는 단백질 섭취가 항암치료 성과를 좌우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잘 먹어야만 항암 치료의 부작용을 이겨낼 수 있다"며 "싱거운 음식들로만 채운 식단은 식욕부진을 개선하지 못하고 악화시킬 뿐이다. 짠 것, 불에 그을린 것, 상한 것 등을 제외하고서 암 환자가 되기 이전에 즐기던 음식이라면 굳이 바꾸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상인은 몇 끼 굶어서 체중감소가 발생해도 신체 기능은 그대로 유지되지만 암환자의 체중감소는 대사 장애를 유발한다.
많은 전문가들은 엄격한 영양정보에 의존해 영양공급을 부족하게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신 교수는 “인생에서 ‘먹는 즐거움’이 차지하는 부분은 상당한데 이는 치료로 힘든 암환자에게 먹은 즐거움을 찾아줄 것"을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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