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기사 86% 만성통증 경험, 운전시간 늘어날수록 근골격계 증상 높아져

택시기사 86% 만성통증 경험, 운전시간 늘어날수록 근골격계 증상 높아져

기사승인 2016-06-28 14:16:19

도로 위에서 하루의 대부분을 보내는 택시기사의 경우 장시간 운전으로 인해 근골격계 질환에 쉽게 노출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에 따르면 현재 전국의 택시 기사 종사자 수는 28만152명이다. 한국고용노사관계학회 ‘근로시간 특례업종 실태조사 및 개선방안 연구’을 살펴보면 택시 기사의 주당 평균 근로시간은 55시간 이상이다. 특히 택시기사 혼자서 하루 24시간 타는 ‘1인1차제’의 경우 주당 근로시간은 67시간에 달한다. 

연세대학교 보건대학원 ‘택시 운전사와 버스 운전사 간의 근골격계 증상 관련요인 비교 연구’에서도 택시 운전기사의 일일 운행시간은 ▲5~10시간(25.9%) ▲10~15시간(15.5%) ▲15~20시간(37.9%) ▲20시간 이상(20.7%) 약 절반이 15시간 이상의 높은 근무강도를 보였다.

이 같은 장시간 운전은 택시 기사의 척추질환을 악화시키는 가장 큰 원인이다. 특히 증상유무를 종속변수로 한 로지스틱 회귀분석 결과 ‘1인1차제’를 통해 하루 20시간 이상 운행하게 되면 하루 10~15시간 운전시보다 근골격계 증상 발생 위험은 9배 이상 높아진다고 논문에서는 설명하고 있다.

장시간 앉은 자세가 우리 몸의 혈액순환을 감소시키고 근육에 적절한 영양공급을 막아 피로와 통증을 만들기 때문이다. 실제 하루 4시간 이상 운전하는 경우 허리 통증이 빈번하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이에 대해 자생한방병원 홍순성 원장은 “똑같은 자세로 장시간 앉아서 차 안에서만 생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운전 좌석의 불편함, 주행 시 진동의 수준, 운행 거리등이 주요한 근골격계질환인 요통을 일으킨다”며 “일어서 있을 때 허리에 가해지는 무게가 100이라고 한다면 앉은 자세에서 디스크에 가해지는 무게는 1.5배 이상 증가해 그만큼 척추질환에 노출되기 쉽다”고 설명했다.

장시간 운전은 척추 질환 외에도 무릎이나 발목 등과 같은 관절에도 안 좋은 영향을 미친다. 뿐만 아니라 택시기사들의 장시간 운전은 척추·관절의 퇴행성 변화를 가속화하는 것으로도 나타났다.

대전자생한방병원이 지난 2013년 대전 지역 택시 운전기사 22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86%(189명)가 근골격계에 만성통증을 호소하고 있다고 답했다. 통증이 가장 심하게 느껴지는 부위는 허리 36%(73명), 목 24%(46명), 엉덩이 16%(31명), 다리 11%(20명), 어깨 10%(19명) 순이었다.

문제는 조사 대상자 절반(56%, 106명) 이상은 ‘2년 이상 통증에 시달렸다’고 답했음에도 불구하고, 통증 때문에 병원을 찾은 사람은 27%(51명)에 불과해 보다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홍 원장은 “장시간 운전으로 인한 통증, 피로감, 집중력 결여 등은 승객 안전과 직결된다”며 “병원에 내원해 적극적인 치료와 함께 매 시간마다 한 번씩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조민규 기자 kioo@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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