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작에서 4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시점에 숨어 지내던 포 호스맨들은 더 이상 포 호스맨이 아니다. 전작의 매력적인 여성 마술사 헨리(아일라 피셔)는 지겨운 도피 생활에 지쳐 호스맨들을 떠났다. 아틀라스(제시 아이젠버그)는 딜런(마크 러팔로)의 지시에만 따르는 생활을 참지 못하고 마술 집단 디 아이와의 접촉을 시도한다. 그 가운데 딜런은 다시 한 번 새로운 마술사기극을 계획하고, 비어있는 헨리의 자리에 룰라(리지 캐플란)를 합류시킨다.
새로운 마술사기극은 거대 모바일기기 회사 옥타의 신제품 론칭 쇼 자리다. 딜런은 해당 제품이 사용자들의 개인정보를 몰래 빼돌리도록 프로그래밍 되어있다는 사실을 알아채고 이 자리에서 옥타의 대표에게 최면을 걸어 폭로전을 기획한다. 그러나 막상 폭로를 위해 올라선 무대에서 포 호스맨은 자신들이 또 다른 자의 함정에 빠졌음을 깨닫게 된다. 죽은 것으로 되어있던 잭 와일더(데이브 프랭크)가 살아있다는 사실이 전 세계에 알려지고, 더불어 FBI의 일원인 딜런 로즈가 다섯 번째 호스맨이라는 사실도 밝혀진다. 이제 전 세계의 추적을 받게 된 포 호스맨은 자신들을 함정에 빠트렸다고 자처하는 월터(대니엘 래드클리프)의 요구를 들어줄 수밖에 없는 처지에 빠진다.
큰 성공을 거둔 전작의 속편이지만 ‘나우 유 씨 미 2’는 전작을 본 사람이 아니라 하더라도 충분히 빠져들 만 한 이야기와 볼거리를 가졌다. 세계적인 마술사 데이비드 커퍼필드가 공동 프로듀서로 나서 감수한 마술들은 마술이라기보다는 마법에 가까운 화려함을 자랑한다. 방금 전까지 미국에서 도망치던 호스맨들이 순식간에 마카오로 순간이동 하는 장면에서는 관객마저 깜짝 놀라게 된다.
영화는 전작에서 채 풀리지 않았던 딜런의 이야기들을 천천히 짚어나가며 관객을 설득한다. 위대한 마술사였던 아버지의 흔적을 짚어나가면서도 냉정함을 잃지 않는 주인공 딜런 로즈는 영화의 드라마를 담당한다. 호스맨들 또한 영화의 반대 축에서 안정적으로 이야기를 끌어나간다. 이들이 영화의 하이라이트에서 선보이는 비 멈추기, 사람 바꾸기 등의 마술은 넋을 놓고 보게 만든다.
지나치게 안정적이라는 것이 영화의 단점이라면 단점일 수 있겠다. 커다란 반전을 가져왔던 전작을 본 관객은 주인공들이 극한으로 몰리는 전개에서도 호스맨의 마술을 믿은 나머지 큰 긴장은 하지 않게 될 것이다. 그러나 잘 만들어진 영화가 관객에게 주는 신뢰는 긴장감 이상의 가치를 가지고 있다. 10년간의 해리 포터 연기 후 해리 포터 이상이 되기 위해 무진 애를 써온 대니얼 래드클리프는 이번에야말로 연기 변신에 성공한 듯 보인다. 12세가. 오는 13일 개봉.
이은지 기자 onbg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