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비선진료 의사들의 거짓말

[기자수첩] 비선진료 의사들의 거짓말

기사승인 2017-05-22 10:11:34
[쿠키뉴스=송병기 기자] 최근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해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재판에 넘긴 비선진료 의혹 관련 의사들이 줄줄이 1심 재판에서 유죄를 선고 받았다. 이들의 유죄 선고 이유는 ‘거짓말’이다.

가장 먼저 대통령 피부과 자문의였던 세브란스병원 정기양 교수가 징역 1년을 선고 받고 법정 구속됐다. 재판부는 “국회에서 국민을 상대로 거짓말을 한 점, 법정에서 잘못을 뉘우치기보다 다른 사람에게 책임을 떠 넘기는 등 ‘죄질이 불량하다’”고 판단했다.

지난해 말 국회 국정조사에서 대통령에게 피부미용 시술을 하지 않았다는 정 교수의 말은 거짓이었다. 앞서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2013년 3월부터 2014년 7월까지 박 전 대통령의 피부과 자문의를 역임한 정 교수가 당시 대통령 주치의 였던 이병석 세브란스병원장과 함께 2013년 대통령 여름휴가를 앞두고 시술을 계획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조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재판부는 이병석 당시 주치의와 정 교수의 실 리프팅 시술 논의를 한 점이 인정됐다고 판단했고, 자신과 병원이 입게될 피해를 막는 것에 급급해 국회에서 거짓말을 했다고 지적했다.

순천향대병원 이임순 교수도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의 선고를 받으며, 국정농단의 진실을 바라는 국민 앞에서 거짓말을 한 혐의가 인정됐다. 또 1심 재판부는 김영재 원장도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에 3년, 김상만 원장에게 벌금 1000만원이 선고됐다.

이들의 공통된 혐의는 대통령에 대한 비선진료를 도왔거나 관여했지만, 진실을 은폐하려 했거나 국민을 속이려 했다는 점이다. 또한 재판 결과 이러한 혐의가 인정된 것이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이 불거진 후 수 많은 국민들은 ‘거짓을 진실을 이길 수 없다’고 외쳐왔다. 그런데도 정기양 교수, 이임순 교수, 김영원 원장, 김상만 원장은 거짓이 이긴다고 믿었던 것일까?

또한 비선진료 의혹과 관련 박 전 대통령 주치의를 역임했던 이병석 원장과 서창석 서울대병원장 관련한 의혹들도 꾸준히 제기된 상황이다. 이미 김영재 원장의 부인 박채윤씨는 재판 과정에서 이병석 세브란스병원장이 대통령의 미용시술에 관여한 정황을 증언했다. 또 서창석 원장의 경우 청와대가 서울대병원장에 당선시키기 위해 과도한 개입을 했다는 내부 증언이 보도된 바 있다.

지난해 1월 종영된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에서 주인공 김사부(한석규 분)는 말도 안되는 이유로 진료를 방해하는 병원 상부와 직원에게 “열심히 살려고 하는 건 좋은데 우리 못나게 살지는 맙시다. 사람이 뭐 때문에 사는지 그거, 알고는 살아야 하지 않겠어요?”라고 반문했다.

과연 진실을 이기는 거짓이 있다고 믿었던 몇몇의 의사들은 과연 무엇 때문에 국민들 앞에서 거짓을 말한 것일까?

드라마속 의사 김사부는 “환자에게 최고의 의사는 좋은 의사, 훌륭한 의사가 아니라 필요한 의사”라고 말했다.

과연 국민들 앞에서 당당하게 거짓을 말하는 의사들이 과연 의사로서의 자격이 있다고 할 수 있을까?

다시 한번 거짓을 말한 의사들에게 묻고 싶다. “나의 의술을 양심과 품위를 유지하면서 베풀겠다. 나는 의업의 고귀한 전통과 명예를 유지하겠다”는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기억하는지? songbk@kukinews.com
송병기 기자
songbk@kukinews.com
송병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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