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심유철, 이승희 기자] 역대 최대 규모의 방문객으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추모식은 인산인해를 이뤘다.
23일 오후 2시 고 노 전 대통령 서거 8주기 추모식이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열렸다. 고 노 전 대통령을 기리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약 3만명(주최 측 추산)의 시민이 봉하마을을 찾았다.
이날 봉하마을 도로 곳곳은 심한 교통체증에 시달렸다. 택시를 이용하던 승객 중 일부는 목적지에 도척하기 전에 내려 걷는 것을 택했다. 강한 태양 빛에도 모두 밝은 얼굴이었다. 봉하마을을 채운 시민들 대다수가 고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기 위해 검은 색의 옷을 입었다. 노무현 재단의 상징하는 노란 티셔츠를 입은 사람도 많았다.
참석자들 중 많은 수가 문재인 대통령 참석 소식을 듣고 봉하마을을 방문했다고 답했다. 문 대통령이 고 노 전 대통령 사저에서 나오자 시민들은 “문 대통령님, 사랑합니다”라고 환호성을 질렀다.
문 대통령은 이날 추모사를 통해 “애틋한 마음이 가실만큼 세월이 흘렀음에도 더 많은 사람이 고 노 전 대통령의 이름을 부른다”면서 “노무현이란 이름은 반칙과 특권이 없는 세상, 상식과 원칙이 통하는 세상의 상징이 되었다”고 말했다. 이어 “고 노 전 대통령의 꿈은 깨어있는 시민의 힘으로 부활했다”며 “이명박‧박근혜 정부뿐 아니라 김대중‧노무현 정부까지 (포함해) 지난 20년을 성찰하면 성공의 길로 나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행사가 끝나자 시민들은 차례대로 고 노 전 대통령 묘역에 헌화를 올렸다. 지난 7주기 추모식 자원봉사자를 자처했던 김현민(28‧서울 송파구)씨는 “고 노 전 대통령을 비판하는 사람이 많은 것으로 안다”면서 “고 노 전 대통령이 생전에 어떤 사람이었는지 알아보기 위해 꾸준히 추모식에 참석해왔다”고 밝혔다. 김씨는 “고 노 전 대통령은 정치인으로서 대한민국이 성숙해질 수 있는 계기를 만든 사람”이라며 “최근 그의 진면목을 발견하는 사람이 늘어가고 있으니 자연스레 (고 노 전 대통령의) 명예회복도 이뤄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봉하마을에서 커피를 파는 김영자(63‧여)씨는 “생각보다 시민들이 추모식에 많이 참여해주셨다”며 “고 노 전 대통령을 그리워하고 존경하는 분들이 봉하 마을을 지켜주고 있는 것 같아 든든하다”고 말했다.
고 노 전 대통령 추모식이 끝난 뒤 봉하마을을 찾은 심시원(18)양은 “생전 방송에 자주 출연하는 모습을 보고 친근한 대통령이라고 느꼈다”면서 “문 대통령도 국민과 소통하려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기 바란다”고 전했다.
추모객이 많아 묘역을 찾지 못한 이도 있었다. 진경자(65‧여)씨는 “전주에서 친구들과 함께 왔는데 사람이 너무 많아 (묘역에) 들어가지도 못했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부산 서면에서 올라온 최예진(22‧여)씨는 “문 대통령이 추모식에 참석하는 모습을 보러왔다”며 “문 대통령이 노 전 대통령의 정신을 계승해 국정을 이끌어 나가리라는 것을 방증하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고 언급했다. 또 “문재인 정부는 고 노 전 대통령이 그랬던 것처럼 그릇된 권력에 맞서 국민을 보듬어 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면서 “문재인 정부가 반드시 국정농단 세력들을 처단하고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에도 힘써주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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