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 상자 가져간 ‘폐지 줍는 노인’…훈방 조처

택배 상자 가져간 ‘폐지 줍는 노인’…훈방 조처

기사승인 2017-07-28 10:29:33

[쿠키뉴스=심유철 기자] 내용물이 들어있는 택배 상자를 폐지로 착각해 가져가 경찰에 붙잡힌 80대 할머니가 훈방 조처됐다.

28일 경남 창원서부경찰서는 경미범죄심사위원회를 열고 택배 상자를 가져간 A(80·여)씨를 훈방 조치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10일 오전 2시30분 창원시 의창구의 한 주택 앞에 놓여있던 택배 상자 하나를 발견했다. 평소 폐지를 모아 용돈을 마련하던 A씨는 이 상자도 폐지로 생각해 들고 갔다. 

빈 상자라고 보기에는 너무 무겁다고 생각한 A씨는 상자를 열어봤다. 상자에는 50만원 상당의 조명등이 들어 있었다. A씨는 조명등을 버리고 상자만 들고 갔다. 

이 상자는 조명업자가 고객에게 배송하기 위해 집 앞에 잠시 둔 것이었다. 상자가 사라진 사실을 안 조명업자 신고로 A씨는 이날 오후 4시20분에 경찰에 붙잡혔다. A씨는 “폐지인 줄 알고 상자를 들고 갔다. 고의는 아니었다”며 “자식들에게 이 사실을 알리지 말아달라”고 경찰에 사정했다. 

창원서부경찰서는 이에 “사안이 경미하고 고의로 상자를 가져갔다고 보기 힘들다”며 A씨를 입건하는 대신 경미범죄심사위원회에 넘겼다. 심사위원들은 최근 A씨가 피해자를 찾아가 사과하고 피해자도 처벌을 원치 않아 훈방하기로 했다. 

경미범죄심사위원회는 가벼운 범죄를 저지른 사람을 별도로 심사해 전과 기록이 남지 않는 즉결 심판에 넘기거나 훈방하는 역할을 한다.   

tladbcjf@kukinews.com

심유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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