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전주=고민형 기자] 전북 진안에서 호남 최대 규모 ‘초기 청자’가마가 확인돼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10일 전북도에 따르면 진안군 도통리 중평 청자요지(전북도 기념물 제134호)에서 호남 지역 최대 규모(43m)의 ‘초기 청자’ 가마가 확인됐다.
진안 도통리 중평 청자요지는 진안군 성수면 내동산 기슭에 자리하고 있다.
이곳은 지난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가마 성격을 규명하기 위한 발굴조사가 3차에 걸쳐 진행된 곳이다.
이 과정에서 초기 청자를 생산했던 가마 2기와 다양한 종류의 초기 청자, 요도구 등이 출토돼 호남 지역에 가장 이른 시기의 청자 생산유적으로 밝혀졌다.
지난 5월부터 현재까지 진행 중인 4차 발굴조사는 2016년 3차 조사에서 절반가량 확인한 2호 가마의 전체 규모와 구조, 성격 등을 파악하고자 추진되고 있다.
현재까지 조사 결과에 따르면 2호 가마는 길이 43m, 경사도 12° 내외의 단실 등요(가마)로서 전형적인 초기 청자 가마의 속성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처음엔 벽돌로 축조했는데 나중에 진흙 가마로 개축한 것도 확인됐다.
초기 벽돌가마는 호남 최초 벽돌가마이자 초기 청자가 국내에서 생산되기 시작했을 때부터 조성된 것으로 판단된다.
지난해 10월 공개된 고창 용계리 청자요지의 가마터에서 나온 ‘초기 청가’ 가마(약 38m)보다도 약 5m 가량 커 호남 최대 규모의 ‘초기 청자’ 가마로 보고됐다.
한 기 가마가 벽돌가마에서 진흙가마로 변화한 사례는 현재 우리나라 청자가마에서 확인된 최초로, 앞으로 청자가마 변천과정과 구조 연구에 매우 중요한 자료로 평가된다.
가마 주변 대규모 폐기장에서는 한국식 해무리굽완, 잔, 잔받침, 주전자, 꽃무늬 접시 등 다양한 초기 청자와 다량의 벽돌, 갑발 등 요도구들이 출토됐다.
특히, ‘大’자 등의 명문이 새겨진 청자와 벽돌 가마 불창(가마 안을 보는 구멍)으로 추정되는 벽체, 용도 미상 요도구 등은 앞으로 초기 청자 가마 구조와 성격을 파악하는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발굴로 진안군은 최근 100여 개소의 도요지가 확인되면서 고려부터 조선 시대에 이르기까지 도자 문화의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
설치시기와 주체가 명확하지 않은 특수행정구역인 ‘강주소’가 있었던 곳으로 추정돼 학계 관심이 커지고 있다.
도 관계자는 “진안 지역에서 100개가 넘는 도요지가 확인된 가운데 초기 청자 가마터가 발굴된 것은 호남 지역 청자 역사 연구에 있어 큰 의미가 있는 것”이라며 “이번 하반기 중 국가 사적으로 신청 등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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