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을 앞두고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핵·미사일 도발을 감행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북한은 지난 16일부터 5일간 진행되는 한·미 연합훈련을 두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8일 “미국과 힘의 균형을 이룰 때까지 핵무력 강화를 위한 조선의 노력은 단 한 순간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의 급속한 핵무력 고도화와 초강경 입장으로 말미암아 막다른 궁지에 몰린 미국의 단말마적인 발악”이라고 비난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19일(현지시각) 김정은 정권을 “미치광이 집단”이라며 “김 위원장은 인민들을 굶기고 죽이는 일을 개의치 않는 ‘미치광이’다. 북한은 전례 없는 시험대에 오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이틀 뒤 자신 명의로 낸 첫 성명을 통해 “우리 국가와 인민의 존엄과 명예, 그리고 나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트럼프의) 망발에 대한 대가를 반드시 받아낼 것”이라고 군사 도발을 예고했다.
북한은 중국에서 큰 행사가 열리거나 미국이 대북 제재 압박을 강화할 경우, 핵실험이나 탄도미사일 발사를 강행해왔다. 중국은 18일 제19차 중국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가 개최했다. 당대회는 중국의 최대 정치행사로 북한 전문가들은 이 행사에 맞춰 북한이 군사도발을 감행하리라 예상했다.
실제, 북한은 중국의 전국인민대표대회가 개막한 지 이틀째 되는 날인 지난 3월6일 중거리 탄도미사일 4발을 동시에 발사했다. 또 중국이 제창하는 거대 경제권 구상인 ‘일대일로’ 정상회의 첫날인 지난 5월14일 신형 중거리 탄도미사일 ‘화성-12형’을 발사했다. 그러나 북한은 당대회가 열린 당일 어떠한 도발징후를 보이지 않았다. 군사 전문가들은 북한이 최대 우방국에 대한 예우를 지키고, 국제사회에서 고립되지 않기 위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군 전문가들은 북 도발은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다고 한목소리로 말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선임분석관은 “북한은 핵·미사일 실험 및 발사할 수 있는 유리한 시기를 고민하는 단계”라며 “북한의 도발 시점을 단정 지을 수 없지만, 트럼프 대통령 방한이 여지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휘락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 교수는 “김 위원장은 자신의 명예를 걸고 도발 감행을 예고했다”며 “북한은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4형’을 남태평양상으로 발사할 가능성이 있다. 또 괌 상공에서 고출력 전자기파(EMP) 폭탄을 터뜨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심유철 기자 tladbcjf@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