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베트남 교류의 새로운 획 긋는다

한국-베트남 교류의 새로운 획 긋는다

기사승인 2017-10-27 20:50:15

 

경상북도는 지난 1998년 자치단체 최초로 문화박람회 경주세계문화엑스포를 개최하며 대한민국과 경북, 그리고 천년고도 경주가 지닌 문화의 힘을 세계 각국에 알렸다.

첫 개최 이후 매 행사마다 높은 성과를 내며 대한민국 대표 문화브랜드로 자리매김한 경주엑스포는 그동안 축적된 경험과 역량을 바탕으로 글로벌 여정에 나섰다. 2006년 캄보디아 앙코르와트, 2013년 터키 이스탄불에 이어 올해는 베트남 호찌민을 찾는다.

베트남 최대의 도시 호찌민에서 오는 11월 11일부터 12월 3일까지 ‘문화교류를 통한 아시아 공동번영’을 주제로 열릴 호찌민-경주세계문화엑스포.

특히 한국과 베트남 수교 25주년을 맞아 양국이 경제적인 관계를 넘어 성숙되고 지속가능한 관계로 격상시켜야 하는 시점에서 열리는 만큼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엑스포는 새 정부의 첫 국제문화행사로 지역문화의 자율성을 높이는 분권형 문화균형전략이라는 정부의 문화정책 기조와도 일맥상통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한국과 베트남 뿐 아니라 세계 각국이 함께하는 국제적인 문화교류의 장이 될 엑스포가 갖는 의미와 기대효과, 막바지 추진상황, 주요 행사 등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

신라 천년고도 경북 경주와 동남아 역동의 도시 베트남 호찌민. 두 도시가 ‘호찌민-경주세계문화엑스포2017’공동개최라는 특별한 인연을 맺는다.

경북도와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줄곧 실크로드 프로젝트 등 경북의 고유문화와 세계문화의 교류를 중요시 해왔다. 그 중에서도 경주세계문화엑스포는 지금까지 여덟 번의 엑스포를 개최하면서 명실상부 대한민국 글로벌 문화브랜드로 자리매김 했다.

2006년 캄보디아에서 ‘앙코르-경주세계문화엑스포’를, 2013년 터키에서 ‘이스탄불-경주세계문화엑스포’를 개최하는 등 두 번의 해외엑스포를 거치면서 ‘한국대표 국보급 축제’, ‘문화수출 1호 브랜드’라는 수식어를 얻게 됐다.

그런 경주세계문화엑스포가 올 가을 베트남 호찌민에 상륙한다.

 

◆ 3번째 해외엑스포, 왜 베트남인가?
현재 한국과 베트남은 불행했던 과거사를 뛰어넘어 긴밀한 관계로 발전했다. 베트남은 중국을 대신할 한국의 수출 전진기지로서의 중요성이 커졌고, 국내 다문화 가정과 산업현장의 주역도 베트남인이다. 국내 체류 중인 베트남인은 13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양국의 무역교역량은 매년 20%이상 성장하고 있으며, 2015년 기준으로 한국은 베트남 투자 1위, 수출 3위 국가다. 베트남은 동남아시아의 주도적 국가일 뿐 아니라 9500만명의 인구 규모는 그 자체로도 중요한 수출시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또 2015년 한-베 FTA 발효로 경제협력 분위기가 고조됨에 따라 연간 100만명의 국민들이 서로 오가는 한편, 4800여개의 한국 기업이 베트남에 진출한 상황이다.

베트남의 수많은 도시 중에서도 베트남의 문화·경제수도 호찌민에서 11월 11일부터 12월 3일까지 ‘호찌민-경주세계문화엑스포 2017’이 개최된다.

엑스포가 열리는 호찌민은 인구 1100만 명의 대도시이자 연간 1500만 명의 외국인 관광객이 찾고 있으며, 메콩강 경제권의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 이것이 경북도가 세 번째 해외엑스포 개최국을 베트남으로, 개최도시는 호찌민으로 결정한 이유다.

이러한 문화·경제적 유대를 바탕으로 호찌민시에서는 호찌민 시청 앞 광장(응후옌후에 거리), 9.23공원 등 주요 시가지 일원을 23일간 내어주는 과감한 결단을 내리기도 했다.

양국의 우호관계는 호찌민-경주엑스포의 공식 엠블럼과 마스코트에서도 드러난다. 엠블럼은 화합과 어울림, 상생을 상징한다. 대지에 펼쳐진 호찌민과 경주의 대표적 상징물들을 중앙에 두고 베트남 국기와 태극기의 태극 문양이 서로 마주 보고 있는 형상이다.

마스코트 또한 따뜻하고 순수한 한국여성과 근면성실하고 포근한 베트남 여성, 유구한 전통의 신라화랑 정신의 남성과 문화적 자긍심이 충만한 베트남 남성을 친근감 있게 표현했다. 모두 각 국의 전통의상을 입고 있다.

지난해 9월 엑스포 관련 양해각서 체결을 위해 도를 방문한 딘 라 탕(Dinh La Thang)  호찌민 공산당 당서기는 당시 “한국-베트남 수교 25주년을 맞아 ‘호찌민-경주엑스포’가 열리는 것은 그 의미가 남다르다”며 “대한민국과 경북도, 베트남간의 문화·경제 우호협력 관계를 바탕으로 우의를 더욱 공고히 하는 행사로 만들자”고 강조했다.

이처럼 이번 엑스포는 한-베 교류의 한 획을 긋는 역사적 사건으로 기록될 예정이다.

 

◆ 개막 임박 막바지 준비 ‘착착’
엑스포의 개막을 보름여 앞두고 성공개최를 위한 준비도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  

도와 경주엑스포는 그동안 대행사와 함께 행사내용과 행사장 배치, 무대구성을 비롯해 종합안내소 설치, 안내소 도우미, 진행요원 등의 인력 및 출입증 관리 등 운영계획과 운영과정에서의 조정사항을 포함하는 종합추진계획을 수립했다.

개막식을 비롯한 행사의전도 꼼꼼하게 준비하고 있다. 

국내외 초청 인사들의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한 수준 높은 통역서비스 제공, 신속하고 안전한 출입국 관리, 불편함을 최소화한 품격 있는 의전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가장 많은 인사들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는 개막식은 개막전후 출·입국, 행사·전시 관람, 이동 동선 등에 대해 특별 관리할 계획이다. 

김장주 행정부지사는 지난 23일 호찌민시를 방문해 개막식과 주요 공연이 펼쳐질 응우엔후에 거리에서 특설무대 설치와 개막식 준비상황을 점검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김 부지사는 응우엔후에 거리가 호찌민을 상징하는 주요 명소인 만큼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경북도를 알릴 수 있는 공간조성을 주문했다.

또 9.23공원을 찾아 전시관 및 바자르 행사장 배치와 시설물 설치, 교통, 치안, 안전 대책 등 현장을 꼼꼼히 확인했다. 

이어 박노완 주 호찌민 총영사를 만나 적극적인 지원을 당부했다. 호찌민 소재 대학을 활용한 행사 홍보방안과 환영분위기 조성 등도 논의하고 협조를 요청했다. 

도는 이번 현장점검 결과를 바탕으로 호찌민시와 세세한 부분까지 조율해 나가면서 미비점을 수정·보완하는 등 원활한 행사추진을 위해 최선을 다할 방침이다. 

한국과 엑스포에 대한 베트남 언론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 도는 25일 호찌민시 마제스틱호텔에서 김장주 행정부지사와 도안 뚜안 린(Doan Tuan Linh) 호찌민시 대외협력국 부국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호찌민-경주세계문화엑스포2017’ 현지 언론 초청 설명회를 개최했다.

이날 베트남 최대 중앙방송사인 VTV와 HTV, 남부지역 최대 방송사인 SCTV, 젊은 층에 인기가 높은 YAN TV는 물론, 최대 부수를 자랑하는 뚜오이쩨(젊은신문), 탄니엔(청년신문)을 비롯해 라오동 신문(노동신문), 통신사인 VN Express 등 베트남 주요언론 30곳 40여명의 기자들이 몰려 ‘호찌민-경주엑스포’에 대한 현지의 뜨거운 반응을 보여줬다.

이번 설명회는 ‘호찌민-경주엑스포’ 개최를 베트남 전역에 알리고 행사의 의미와 주요 프로그램 등을 소개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다. 

베트남 언론은 현지에서 전례가 없이 23일간 펼쳐지는 대규모 문화행사에 큰 관심을 보이며 공연, 전시행사와 특별프로그램의 내용에 대해 질문을 쏟아냈다.

 

앞서 김 부지사는 24일 레 탄 리엠 호찌민시 부인민위원장과 만나 남은 기간 호찌민시 측의 협력을 요청했다. 호찌민시는 엑스포가 성공적으로 치러질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하고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공동 개최지인 경북도와 호찌민시 대표들이 만난 이 자리에서는 개막식 등 주요 사항에 대한 준비상황과 초청 인사에 대한 의전지원, 호찌민 시가지 홍보 등이 논의됐다.

김장주 경북도 행정부지사는 “이번 행사에 대한 대내외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남은 기간 행정역량을 집중해 성공적 행사가 되도록 준비하겠다” 면서 “문화 경북의 위상을 다시 한 번 세계에 드높일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성원을 바란다”고 말했다.

◆ 문화적·경제적 기대효과는?
호찌민-경주엑스포는 문화가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한 핵심 인프라인 시대에 대한민국의 문화가 ‘경주세계문화엑스포’라는 이름표를 달고 베트남을 찾는 행사다.

최근 우리나라는 사드 등으로 인한 중국과의 관계 악화로 관광, 문화·통상 교류 등 전 분야에 걸쳐 타격을 받으면서 시장다변화에 대한 요구가 한층 높아지고 있다. 

이에 중국을 대체할 시장으로 동남아시아가 더욱 주목받고 있다. 베트남에 진출한 우리기업이 4800개를 넘고, 엑스포가 열리는 호찌민에만 2000개가 넘는다.

한-베트남 FTA 발효 이후 양국 간 수출입 교역액이 2015년 376억 달러에서 2016년 451억 달러로 20% 증가하는 등 경제협력 파트너로서 확고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이런 분위기를 바탕으로 도와 경주세계문화엑스포는 이번 엑스포를 ‘문화한류를 매개로 한 경제엑스포’에 중점을 두고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산업 및 기업 통상 지원을 강화해 기업에 직접적인 도움이 되는 행사로 추진할 계획이다. 

 

행사 전 기간 호찌민 9.23공원 공원에서는 ‘경제바자르’가 열린다. 29개 부스를 조성해 우수상품관, K-뷰티, 농·식품, 고려인삼 등을 전시·판매할 예정이다.

또 엑스포를 계기로 베트남 현지 한국 대형마트 내 경북 특산품도 입점 시켜 안테나숍 형태로 상시 운영하고, 도내 우수상품의 인터넷 쇼핑몰 입점도 추진한다.

한국과 베트남의 상호 경제협력 공동체 구축 및 베트남 진출 확대방안을 주제로 한 비즈니스 콘퍼런스와 베트남과 인근 동남아 바이어를 초청한 일대일 수출상담회도 개최한다. 

이와 함께 풍기인견, 베트남 아오자이 등 자연섬유산업의 협력과 발전방향을 모색하는 전시와 교류, 체험행사도 운영할 예정이다.

아울러 경북도와 150개 업체 우수상품전, 베트남식품박람회, 베트남 통상지원센터 설치, 한·베 청년공감로드쇼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추진되고 있다. 

도는 호찌민-경주엑스포의 다양한 경제행사가 메이드인 코리아(Made in Korea), 메이드인 경북(Made in Gyeongbuk)을 확산시키는 디딤돌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행사를 통해 새로운 관광시장 개척도 기대되고 있다.

이번 엑스포는 동남아시아 인들이 본격적으로 해외여행에 나선 시기와 맞물린다. 도는 엑스포를 통해 동남아인들이 대한민국의 전통과 역사, 문화를 체험한다면 K-POP과 드라마로 대표되는 한류의 영향을 타고 한국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23일간 치러지는 엑스포가 개최지인 베트남을 비롯해 태국, 인도네시아 등의 관광객들이 한국, 그리고 경북을 찾게 하는 동기가 된다는 것이다.

특히 한때 총칼을 겨눴던 한국과 베트남이 경제 교류를 뛰어넘어 문화와 전통을 함께 만들고 공유하는 관계로 발전하는 디딤돌이 될 전망이다.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 ‘호찌민-경주세계문화엑스포2017’은 이전 엑스포와 달리 문화와 경제가 함께 가는 경제엑스포로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엑스포를 통해 대한민국의 국격을 높이고 동남아에 새로운 한류의 물결을 불러일으키겠다. 많은 관심과 기대를 가지고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안동=김희정 기자 shine@kukinews.com

김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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