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탄이 날아오는 공동경비구역(JSA)에 뛰어들어 북한 병사 귀순을 도운 우리 군 경비대대장 권영환 중령(육군사관학교 54기)의 미담이 인터넷을 통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권 중령은 지난 13일 오후 3시15분 JSA를 통해 남한으로 넘어오는 북한 병사를 구출하기 위해 사병을 보내지 않았다. 그는 위험을 무릅쓴 이유에 대해 “차마 아이들을 보낼 수 없었다”고 언론에 전했다. 이와 함께 과거, 권 중령과 함께 근무했던 병사들의 미담이 SNS에 쏟아지기 시작했다.
올해 JSA에서 복무를 마쳤다는 한 전역자는 “권 중령은 야간 순찰을 하면서 근무를 서고 있는 병사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눈다”며 “권 중령은 병사들에게 ‘나의 군 생활 목표는 너희를 안전하게 (집으로) 돌려보내는 것이다. 목숨이 위협되면 언제든 행동해도 좋다. 책임은 내가 지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평소에도 권 중령은 대대원들에게 “다치지 말아라. 이것이 너희들에게 내리는 명령이다”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내용이 전해지자 온라인에서는 권 중령을 칭찬하는 댓글들이 이어졌다. 네티즌들은 “오랜만에 군인다운 분을 봤다. 애국정신을 몸소 실천한 군 중령에게 진심으로 경의를 표한다” “권 중령 같은 군인이 있어서 국민이 두 발 뻗고 잘 수 있다. 존경한다” “권 중령의 대처는 정말 훌륭했다. 참군인이다” 등 호평했다.
김종대 정의당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JSA 작전지침에 따르면 총격전이 발생했을 때의 행동요령은 ’무조건 현장으로부터 철수하거나, 은신하라’는 것”이라며 “일단 비상을 발령하고 인근에 있는 미군 특수부대나 한국군 타격대 증원을 기다려 안전을 확보한 뒤 응사해야 한다. 권 중령은 이번 사건을 훌륭하게 처리했다. 훈장을 줘야 한다”고 글을 남겼다.
권 중령에 대한 이야기는 주한미군에게도 전해졌다. 한 매체에 따르면 유엔(UN)군 사령부 주한미군 관계자는 “권 중령은 대단히 슬기로울 뿐 아니라 용감했다”며 “미국 기준으로는 표창감”이라고 평가했다. 보고와 대응·구출·후송까지 JSA 교전규칙대로 행동했다는 뜻이다. 유엔군 사령부는 해당 사건 영상을 곧 공개할 예정이다.
심유철 기자 tladbcjf@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