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서운 추위에 몸이 움츠러들지만 연말연시 분위기에 마음은 들뜨는 요즘이다. 이런 때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면 겨울 특유의 볼거리와 먹거리, 즐길거리 가득한 경북이 제격이다. 겨울이라는 계절을 만끽하기에 더할 나위없는 경북에서 특별한 추억을 만들어보자.
◆ 겨울철 이색 즐길 거리
경북 봉화군의 분천역에는 산타마을이 있다. 이곳에 가면 산타레일바이크, 포토존, 소망우체통, 물안개터널, 얼음썰매 등을 즐길 수 있다.
또 백두대간 협곡열차(V-train) 열차가 정차하며 낙동강세평하늘길 등 트레킹 길도 조성돼 있다. 올해 한겨울 산타마을은 오는 23일 개장해 내년 2월 18일까지 58일간 운영된다.
낡고 오래된 간이역인 분천역을 산타마을로 조성한 이곳은 지난 2016년 ‘한국 관광의 별’ 창조관광 분야에 선정되기도 했다.
포항을 방문한다면 구룡포 과메기 문화관을 빼놓을 수 없다.
지역 대표 먹거리인 과메기의 체계적인 연구, 품질관리 및 홍보를 위해 건립된 문화관은 연구센터, 홍보관, 해양관 등과 각종 체험시설을 갖춘 복합공간이다.
동해바다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카페도 있다. 관람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관람료는 무료이며,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다.
경북 8경중 1경인 진남교반과 고모산성의 아름다운 자연경관 속에 자리한 문경 오미자 터널은 어떨까. 평균 온도 14~17도로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하며 청정한 실내에 트릭아트, 이벤트홀, 카페, 와인바 등이 조성돼 있다.
이밖에 구미 금오랜드, 경주월드, 상주 경천대랜드, 문경시 사계절 눈썰매장 등을 방문해 자녀와 함께 어릴 적 동심의 세계로 빠져들 수 있다.
◆ 겨울축제로의 초대
경북의 겨울은 축제도 풍성하다.
대표적인 해맞이 축제인 포항 호미곶 한민족해맞이축전이 ‘새 빛, 새로운 희망’을 주제로 12. 31~2018. 1. 1까지 호미곶 해맞이광장 일원에서 열린다.
해오름버스킹페스티벌, 송년음악회, 홍보영상물 상영, 2018년 사자성어 발표 등의 전야행사와 미디어파사드 카운트다운 예술불꽃쇼, 시네마 드 포항 희망슈팅 퍼포먼스, 2018 강강수월래 등 자정행사, 대북공연, 신년시낭송, 신년메시지, 해군6전단 축하비행 2018 평창동계올림픽 성화봉송 채화행사 등의 해맞이행사가 펼쳐진다.
특별 부대행사로 해맞이 복떡국 나눔, 소원카드 달기, 포항 버스킹 라디오존, 해맞이 놀이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체험, 아트 프로젝트 등도 계획돼 있다.
오는 22~26일까지 열리는 ‘상주외남고을곶감축제’는 도농 상생과 교류의 한바탕 잔치이다. 상주곶감의 임금님 진상행사를 재현하는 퍼레이드를 시작으로 각종 문화예술 공연과 함께 감 깎기, 곶감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프로그램과 농산품 직거래장터를 운영한다.
2012년부터 6회 연속 농림축산식품부 우수 농촌축제로 지정되기도 했다.
화려한 빛으로 밤을 밝히는 청도 프로방스의 ‘크리스마스 산타마을 빛축제’는 겨울 축제의 진면목을 보여주며 연인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내년 3월 31일까지 운영되는 ‘크리스마스 산타마을 빛축제’에서는 산타마을과 동화마을 등 다양한 포토존이 있어 특별한 기념사진을 촬영할 수 있다.
◆ 미식가 사로잡는 겨울 별미
경북의 대표적인 겨울철 별미로 꼽히는 포항 구룡포 과메기.
포항의 향토식품인 과메기는 포항을 중심으로 한 동해안 청정 해안지역에서 꽁치와 같은 등 푸른 생선으로 만든 수산 건제품을 말한다.
1960년대 청어가 잡히지 않으면서 꽁치로 과메기를 만들기 시작했으며, 겨울철 동결, 융해, 건조 등의 숙성 및 발효과정을 거쳐 특유의 맛을 낸다.
포항에서 동해안을 따라 올라가면 울진에 닿는다. 이곳에서는 후포항 뱃사람들이 밤샘작업을 하고 아침 해장국으로 먹던 곰치국을 맛 볼 수 있다.
‘물곰탕’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미식가들 사이에서 날로 인기를 더하고 있다. 한겨울 수건을 목에 걸고 땀을 훔쳐가며 먹는 물곰탕은 추위도 한 순간 잊게 해준다.
울진에 갔다면 붉은 대게탕도 맛봐야 한다. 대게는 겨울부터 초봄이 제철로, 보통 찜으로 많이 먹지만 뜨끈하게 속 풀이를 하고 싶다면 탕으로 먹는 것도 좋다.
얼큰하면서도 게살에서 흘러나온 달큼한 맛이 더해져 국물이 부드럽다. 먹기 좋게 잘라놓은 다리에 젓가락을 넣어 살짝 밀면 게살도 쏙쏙 빠진다.
국물을 넉넉히 부어 밥에 말아먹는 맛도 일품이다.
생선도 좋지만 고기가 당긴다면 한재미나리삼겹살이 유명한 청도로 가보자.
한재미나리는 청도읍 초현리, 음지리, 평양리, 상리 등 남산과 화악산 사이의 계곡을 따라 형성된 마을인 한재에서 생산된다.
남산과 화악산을 잇는 능선에서 남동쪽으로 향하고 있는 계곡이지만 양옆의 산이 낮아 산 그림자를 덮지 않으며 남동쪽으로 향하고 있다. 이 때문에 물이 풍부하고 일조량이 많으며 일교차가 커 미나리 생산의 최적지라 할 수 있다.
달면서도 매운 미나리는 무기질과 섬유질이 풍부해 해독작용을 하고 피를 맑게 해 준다. 한재미나리에 삼겹살을 올려 먹으면 맛도 좋고 몸에도 좋으니 일석이조가 따로 없다.
◆ 겨울산행, 일출여행의 진면목
겨울산행의 진수를 느끼려면 등산애호가들이 찾는 경북의 산이 마침맞다.
정상에서 바라보는 수평선이 절경인 울릉도 성인봉(986.7m)과 기암괴석, 폭포, 계곡, 구미시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구미 금오산(976m) 등이 대표적이다.
소백산 천문대가 있는 연화봉, 옛 산성의 흔적이 남아있는 도솔봉, 신라시대 고찰 희방사와 비로사 등 볼거리가 많은 영주 소백산도 있다.
주봉인 비로봉이 해발 1439m인 국립공원이다. 특히 연중 6개월 정도 하얀 눈으로 뒤덮여 있는 비로봉은 한국의 알프스로 불리고 있다.
하늘다리와 육육봉(12봉우리)으로 유명한 봉화 청량산(870m)은 봉우리마다 깎아지른 듯 솟은 기암괴석이 한 폭의 수묵화 같은 풍경을 연출한다.
등산 초보자라면 비교적 쉽게 오를 수 있는 칠곡 팔공산을 추천한다. 입구 주변에 진남문이 있고 산 중턱에는 조선시대에 만들어진 가산산성이 시선을 끈다. 겨울에는 모래재, 여리재 등의 입산이 금지되므로 등산코스를 사전에 확인하는 것이 좋다.
추운 날씨 뜨끈한 온천에 몸을 담그면 그야말로 신선놀음이 따로 없다. 경북에는 유명한 온천도 많으니 겨울여행지로 손색없다.
무색무취한 53℃의 온천수로 온천욕을 즐기기에 적당한 울진 백암온천과 국내 유일의 자연 용출온천인 울진 덕구보양온천, 지하 800m 심층에서 분출하는 영주 소백산 풍기온천, 수질이 부드럽고 온열에 의한 진정작용이 있는 안동 학가산온천 등이 있다.
소나무의 기운이 서린 온천수라는 뜻으로 온천물이 미끈거려 마치 비단을 입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청송 솔기온천과 지하 1008m 암반에서 뿜어져 나오는 천연광천온천수로, 아쿠아테라피 시설을 갖추고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온천인 청도 용암 온천도 인기있다.
경북에는 내로라하는 일출명소도 많다.
영양군은 사계절이 아름답지만 겨울 여행지로 특히 각광받는 곳이다. 수려한 경관을 자랑하는 산과 계곡이 있고, 특유의 맛과 향을 지닌 다채로운 산나물들이 입맛을 돋운다.
해와 달이 솟는 모습을 볼 수 있어 일월(日月)이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일월산은 경북 내륙에서 가장 먼저 해돋이를 볼 수 있는 영양의 대표 명소다.
화창한 날 일월산(1219m) 일자봉에 오르면 동쪽으로 동해와 울릉도가 보인다.
정상부에는 일자봉과 월자봉이 마주보고 있는데, 가장 높은 일자봉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영천의 보현산천문대는 보현산 정상(1124m)에 자리한 대형 천문대로 이곳에서 보는 일출과 일몰의 광경이 깨끗하고 아름답기로 유명해 해마다 많은 관광객들이 찾고 있다.
한국천문연구원에서 운영하는 천문대는 단양 소백산천문대, 대전 전파천문대와 더불어 우리나라 3대 천문대의 하나로 꼽힌다.
1.8m 도약망원경과 태양플레어망원경 등의 고가 천체관측장비를 보유하고 있다. 도약망원경은 12㎞ 거리에 떨어져 있는 백 원짜리 동전도 식별 가능한 고성능 망원경이다.
영덕 강구항 남쪽, 동해바다가 시원하게 내려다보이는 곳에 자리 잡은 삼사 해상공원은 주위의 경치가 아름다워 주말이면 가족단위로 많이 찾는 공원이다.
경북 100주년을 기념해 만들어진 29t의 경북 대종과 공연장, 식당 등이 20t 규모의 천하제일 화문석과 인공폭포, 동해바다 경관과 어우러져 가족휴양지로 최고다.
이밖에 한반도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뜬다는 포항 호미곶, 세계유일의 수중릉 사이로 끝없이 피어오르는 해무가 장관을 이루는 경주 문무대왕릉과 독도 등도 일출명소로 꼽힌다.
경북도 관계자는 “눈꽃이 만발하는 깊어가는 겨울, 훌쩍 떠나고 싶지만 어디로 가야할지 망설여진다면 경북의 볼거리, 즐길거리, 먹거리 속으로의 힐링여행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안동=김희정 기자 shin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