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이국종 교수 “외과의학 고사해도 국회의원들 코빼기도 안보여”

[기자수첩] 이국종 교수 “외과의학 고사해도 국회의원들 코빼기도 안보여”

기사승인 2018-04-26 00:31:00

지난 24일 오후 2시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외과계의 몰락: 과연 돌파구는 없는가정책토론회 자리. 행사 시작 1시간 전부터 신경외과, 흉부외과, 비뇨기과, 산부인과, 일반외과 전문의들이 자리를 채우고 토론회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이날의 정책토론회는 한국 의료계의 고질적인 문제점인 외과계 기피 현상을 국회 차원에서 다루기로 해 행사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특히나 최근 귀순한 북한군 병사를 치료하며 중증외과의 현실적 어려움을 토로한 아주대의대 이국종 교수도 자리를 함께 할 것으로 알려져 더욱 세간의 관심이 쏠렸다.

토론회는 더불어민주당 양승조·정춘숙·김상희 의원, 자유한국당 박인숙 의원, 바른미래당 최도자 의원, 정의당 심상정·윤소하 의원 등의 국회의 굵직한의원들이 주최한 만큼 기대감도 남달랐다. 문제는 공사가 다망한의원들이 정작 토론회에 불참하거나 서둘러 조퇴하면서 불거졌다.

이국종 교수는 “5개 외과학회 수장을 한 자리에 모시고 얘기를 듣는 건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정작 국회의원과 보좌진은 이 자리에 없다. 한 시간도 못 자고 (발표) 자료를 만들었지만 소용없게 됐다고 의원들의 불참 사실을 성토했다. 실제로 김상희·박인숙·양승조 의원은 불참했으며 심상정·윤소하·정춘숙·최도자 의원 등은 축사 후 자릴 떴다.

통상 국회의원의 주최로 국회에서 진행되는 심포지엄이나 토론회 자리에 끝까지 남아있는 의원은 매우 찾아보기 어렵다. 이 때문에 자리를 뜨는 의원들을 고려, 행사 시작과 동시에 기념사진부터 촬영하는 경우도 왕왕 있다.

이날 공동 주최했던 의원들은 각기 SNS를 통해 이날 행사의 의미와 취지, 응원의 글을 밝혔지만, 이국종 교수가 비판한 성의 있는자세에는 한참 못 미친다는 건 주지의 사실이다.

이날의 해프닝은 바쁜의원들과 한시가 급한정책 당사자 간의 체감 온도 차이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다. 그럼에도 이 교수가 지적한 국회에서 떠들어도 바뀌는 건 없다는 현실적인 토로에 토론회를 마련한 의원들과 보좌진들이 머쓱해지긴 했을 것이다

김양균 기자 angel@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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