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산 등에 천막을 치고 100억대 도박판을 벌인 남녀가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다.
경북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일명 ‘아도사끼’(줄도박) 도박판을 벌인 일당 58명을 현장에서 검거해 판돈 1억 3000만원을 압수했다고 14일 밝혔다.
또 총책 A씨(53) 등 도박개장을 주도한 3명과 상습도박 행위자 B씨(58·여) 등 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나머지 53명도 도박장소개설 또는 상습도박 혐의로 입건했다.
지난해 12월부터 최근까지 안동지역 일대 6곳의 야산을 돌아다니면서 산 정상이나 중턱에 천막을 쳐놓고, 총 56회에 걸쳐 100억원 상당의 도박판을 벌인 혐의다.
이들은 도박꾼 50~70여명을 끌어 모아 심야시간을 이용해 한판에 100~300만원의 판돈을 걸고 속칭 ‘줄도박’을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도박판의 하루 평균 판돈은 2억원에 달했다.
또 ‘창고’(총책), ‘마개’(패를 돌리는 역할), ‘상치기’(판돈 수거·분배), ‘문방’(망을 보는 역할), ‘전주’(돈을 빌려주는 역할) 등 역할을 분담해 조직적으로 범행을 해왔다.
특히 단속을 피하기 위해 차량 접근이 어렵고 인적이 드문 야산을 매일 옮겨 다니면서 도박장을 열었다. 도박장으로 통하는 길에는 이중삼중으로 ‘문방’을 세워 외부인의 접근을 철저하게 차단하는 등 치밀하게 단속에 대비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조사결과 도박에 참여한 사람들 대부분은 주부, 자영업자, 무직자로 40∼60대 주부가 40명으로 전체 인원의 70%에 달했다.
경북지역 거주자 외에도 대전을 비롯해 거제도에서 원정도박을 온 사람도 있었다.
경찰은 “사회경제 질서를 무너뜨리고, 가정파탄의 원인이 되고 있는 도박행위 근절을 위해 지역에서 활동 중인 도박단에 대해 지속적이고 강력한 단속을 해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안동=김희정 기자 shin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