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다사랑중앙병원 내과 전용준 원장
노출의 계절 여름이 시작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몸매 관리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다이어트 기간에도 피할 수 없는 술자리가 생기기 마련이다. 이때 ‘안주 없이 술만 마시면 살이 안 찐다’는 속설을 믿고 그대로 따라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음주습관으로 오히려 더 살이 찔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술은 탄수화물이나 단백질과 같은 영양성분이 없기 때문에 살이 찌지 않을 거라 오해하는 사람이 많다. 알코올은 분해되는 과정에서 중성지방을 증가시키고 기존의 지방연소를 방해하는데다 1g당 7㎉에 달하는 고칼로리 식품이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소주 1병의 평균 열량은 343㎉로 쌀밥 한 공기(200g, 272㎉)를 넘는다. 낮은 도수와 상큼한 과일 맛으로 인기인 과일향 소주 역시 349Kcal로 고칼로리인 동시에 당 함량도 22g으로 콜라 1캔과 맞먹을 만큼 높다.
과일향 소주는 맛이 달짝지근하고 목 넘김이 부드러워 안주 없이 술을 마실 때 찾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과잉 섭취할 경우 다량 함유된 당이 체내에서 지방으로 전환돼 내장지방으로 축적될 수 있다.
특히 빈 속에 안주 없이 마시는 술은 독주나 다름없다. 공복 상태에 술을 마시면 알코올 분해효소가 미처 작용하기도 전에 체내 흡수가 돼 혈중 알코올 농도가 급상승하므로 건강에 치명적일 수 있다. 식도와 위에 직접 자극을 줘 식도염이나 위염을 발생시킬 수 있어 주의해야한다.
종종 술을 마신 다음 날 체중이 줄어드는 경우가 있지만 이는 잠깐일 뿐이다. 알코올의 이뇨작용과 체온 상승으로 소변량 및 에너지 소비가 증가해 나타난 일시적 현상이다. 오히려 음주 후 체내 혈당조절이 불안정해져 당 섭취 욕구가 늘어나기 때문에 음식을 더 찾게 된다.
최근에는 알코올이 식욕을 유발하는 뇌의 신경세포를 활성화시킨다는 연구결과도 발표된 바 있다.
근거 없는 속설로 건강을 망치기보다는 규칙적인 운동이나 식단조절과 같이 건강한 방법으로 몸매관리를 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