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표심 확보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영국 파이낼셜타임스는 16일(이하 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터키 때리기’는 중간선거에서 복음주의 기독교인들의 표심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정부는 터키에 연금 중인 앤드루 브런슨 목사의 석방을 요구하며 터키 장관 2명을 제재하고 터키산 철강·알루미늄 관세를 2배로 올렸다. 이후 터키 리라화 가치가 폭락했고, 터키 정부는 보복관세로 맞섰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터키와 갈등을 빚으면서도 ‘브런슨 구하기’에 나선 것은 중간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한 의도라고 분석했다. 브런슨 목사는 복음주의 기독교계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미국 인구의 25%를 차지하는 복음주의 기독교인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으로 놓칠 수 없는 유권자들이다.
중간선거 최대 이슈로 꼽히는 ‘경제 성적표’도 트럼프 행정부가 신경 쓰고 있는 부분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경제가 너무 좋다”며 올해 2분기 연율 기준 4.1% 성장, 완전고용 수준인 3%대 실업률 등을 지표를 강조하고 있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은 지난 14일 “에너지 가격은 안정돼 있고 달러도 강하다”면서 “실질 가처분소득도 호전되고, 무역전쟁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도 이날 “트럼프 집권 1년 반 동안 흑인 고용이 70만명 늘었다”며 “오바마 대통령 재임 8년간 19만5000명 증가보다 3배 이상 많다”고 말했다.
대북 성과도 중간선거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6·12 싱가포르 정상회담 이후 미국과 북한의 비핵화 협상은 교착 상태를 보이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간선거를 앞두고 북한 문제에서 가시적 성과를 내, 여론을 우호적으로 바꿔야 하는 상황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이달 안으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면담을 통해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폐기’ 같은 성과를 내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ICBM의 해체나 국외 반출, 핵무기 리스트를 확보하며 비핵화에 부정적인 자국민 여론을 전환시키려는 심산이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지난 13일 “트럼프 대통령이 중간선거를 위해 ‘종전선언’이라는 깜짝쇼를 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북한이 원하는 종전선언을 통해 비핵화 협상을 진전시키겠다는 것이다.
이번 중간선거에서는 연방 상원의원 100명 중 35명, 연방 하원의원 435명 전원을 새로 선출한다. 트럼프의 공화당은 현재 상·하원을 모두 장악하고 있지만 여론조사를 보면 민주당에 하원 주도권을 빼앗길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김도현 기자 dobest@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