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스포츠 태극전사들이 종주국 자존심을 걸고 금메달에 도전한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시범 종목으로 채택된 e스포츠의 국가대표 팀이 금메달 2개를 목표로 지난 24일 출국했다. 대표팀은 리그 오브 레전드 종목 최우범 감독, 이재민 코치, ‘페이커’ 이상혁, ‘기인’ 김기인, ‘스코어’ 고동빈, ‘피넛’ 한왕호, ‘룰러’ 박재혁, ‘코어장전’ 조용인, 스타크래프트2 종목 ‘마루’ 조성주 등 9인으로 구성됐다.
e스포츠는 10~20대 사이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는 ‘뉴스포츠’다. 온라인게임 룰에 따라 경쟁을 벌여 승자를 결정하는 방식이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선 리그 오브 레전드, 스타크래프트2, 클래시로얄, 아레나 오브 발러, 하스스톤, 위닝일레븐 2018 등 6개 종목이 선정됐다. 한국은 리그 오브 레전드, 스타크래프트2 등 2개 종목 본선에 올랐다.
리그 오브 레전드는 5인이 한 팀을 이뤄 플레이하는 전략 게임이다. 각 선수가 ‘챔피언’을 조종해 전투를 펼치고, 상대 팀 기지를 먼저 무너뜨리면 승리한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선 27일부터 29일까지 3일간 진행된다. ‘페이커’ 이상혁이라는 불세출 프로게이머를 앞세운 한국은 이 종목 막강한 우승후보로 평가된다. 한국은 지난 2013년부터 매해 가을 개최된 국제 대회 ‘LoL 월드 챔피언십(롤드컵)’에서 한 번도 우승을 놓친 적이 없다. 지난 6월 홍콩에서 진행된 아시안게임 지역 예선에선 8승 2패 조 1위로 본선에 올랐다.
한국은 중국, 카자흐스탄, 베트남과 함께 A조에 편성됐다. 가장 강력한 경쟁상대는 같은 조에 속한 중국이다. 중국은 막대한 투자를 앞세워 최근 경기력을 비약적으로 끌어올렸다. 최근 권역 대회에서 한국을 누르고 우승컵을 든 경력도 있다. 전통적으로 한국에 강했던 대만 역시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다.
대표팀 사령탑 최우범 감독은 대회 우승을 목표로 내걸었다. 스타크래프트1 프로게이머 출신인 최 감독은 지난해 소속팀 삼성 갤럭시(現 젠지)를 LoL 월드 챔피언십 우승으로 이끈 명장이다.
최 감독은 지난 21일 출정식에서 “태극 마크를 달고 나가는 거라 많이 부담스럽다. 감독은 성적에 책임을 져야 하는 자리”라면서도 “믿을 만한 선수들이다. 합을 잘 맞추면 좋은 성적이 나올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페이커’ 이상혁은 이번 아시안게임을 통해 e스포츠와 게임에 대한 기성세대의 인식이 바뀌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상혁은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좋은 성적을 낸다면 많은 사람에게 좋은 이미지가 심어질 것이다. 제가 많이 알려진 만큼 모범적인 모습을 보여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실시간 전략게임 스타크래프트2는 조성주의 금메달 획득이 매우 유력한 종목이다. 올해 글로벌 스타크래프트2 리그(GSL) 시즌1과 시즌2를 연패한 조성주는 현존 최고 스타크래프트2 프로게이머로 불린다. 이번 대회 적수가 없다는 평을 듣는 그는 “라이벌로 생각되는 선수는 없다”며 “저만 잘하면 될 것”이라고 금메달 획득을 확신했다. 스타크래프트2는 30일 하루 동안 진행된다.
윤민섭 기자 yoonminseop@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