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중 조금 늘었을 뿐인데…과체중 단계부터 뇌 건강 ‘경고등’

체중 조금 늘었을 뿐인데…과체중 단계부터 뇌 건강 ‘경고등’

기사승인 2026-02-20 16:04:42
연구팀이 PSMD를 산출하는 과정. PSMD 값이 클수록 뇌 백질의 미세구조 손상이 큰 것으로 해석된다. 해운대백병원 제공

과체중 단계에서도 뇌에 미세한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박강민 인제대학교 해운대백병원 신경과 교수와 김진승 부산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체질량지수(BMI)가 높을수록 뇌 백질의 미세구조 손상을 반영하는 영상 지표가 증가하는 경향을 확인했다고 20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Obesity Research & Clinical Practice 2026년 2월호에 게재됐다.

뇌에는 미세한 혈관이 촘촘히 분포해 있으며, 이 혈관에 이상이 생기면 ‘뇌 소혈관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는 인지기능 저하와 뇌졸중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뇌 MRI의 확산텐서영상(DTI)을 활용해 뇌 백질의 미세 손상을 정량적으로 분석했다. 이때 사용된 ‘PSMD(Peak Width of Skeletonized Mean Diffusivity)’ 지표는 뇌 백질의 미세구조 변화를 민감하게 반영하는 영상 바이오마커다.

연구는 신경학적으로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세계보건기구(WHO) 아시아·태평양 기준에 따라 정상체중(BMI 18.5~22.9), 과체중(23.0~24.9), 비만(25 이상) 세 그룹으로 나뉘었다. 분석 결과 BMI가 증가할수록 PSMD 수치도 함께 상승하는 유의한 양의 상관관계가 나타났으며, 연령을 보정한 이후에도 이러한 경향은 유지됐다.

특히 비만이 아닌 과체중 단계에서도 정상체중군보다 PSMD 수치가 유의하게 높았다. 이는 아시아 인구에서 BMI 23 이상부터 뇌 백질의 미세한 변화가 시작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연구팀은 이러한 연관성의 배경으로 만성 염증과 대사 이상을 제시했다. 체중 증가와 함께 염증 반응이 높아지고 인슐린 저항성,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등이 동반되면 장기적으로 뇌 미세혈관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번 연구는 건강한 일반 성인에서도 체중 증가가 뇌 미세구조 변화와 연관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아시아 BMI 기준을 적용해 분석함으로써 국내 인구에 보다 적합한 건강 관리 지표를 제시했다는 평가다.

박강민 교수는 “과체중 단계에서 이미 뇌 백질의 미세구조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영상학적으로 확인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김진승 교수는 “BMI가 23을 넘는 단계부터 보다 적극적인 체중 관리가 필요하다는 근거를 제시한 결과”라고 말했다.
이찬종 기자
hustlelee@kukinew.com
이찬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