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인터뷰] '완벽한 타인' 이서진 "고민에 끌려 다니고 싶지 않아요"

[쿠키인터뷰] '완벽한 타인' 이서진 "고민에 끌려 다니고 싶지 않아요"

'완벽한 타인' 이서진 "고민에 끌려 다니고 싶지 않아요"

기사승인 2018-10-19 00:00:00

‘완벽한 타인’(감독 이재규)속 준모(이서진)는 매사 심각한 일이 없는 사람이다. 결혼한 아내와 딱 붙어있고, 매일 어느 곳에서나 잠자리를 하고 싶어하지만 그것이 사랑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 자신이 원한다면 누구든, 어떤 여자라도 만나고 잠자리를 한다. 하지만 뒤처리는 어설프다. 사업도 마찬가지다. 매번 “이건 정말 되는 것”이라고 말하지만 뒷심이 없어 매번 망한다. 최근 영화 개봉을 앞두고 서울 팔판로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배우 이서진은 준모를 두고 “태생 자체가 그런 사람”이라고 말했다. 매사 모든 것이 특별하지만 흥미가 떨어지는 순간 생각도 없어지는 것이다.

“준모같은 사람을 주변에서 몇 명 봤어요. 많은 여자와 바람을 피우면서도 그걸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치밀하게 굴지도 않아서 뒤처리가 항상 안 되죠. 머리가 좋은 것도 아니지만 자신이 흥미 있는 쪽에만 자꾸 머리를 써요. 누군가 자신을 신경 써 주는 걸 고맙거나 감사해 하지도 않죠. 진지한 것을 싫어해서 누군가가 심각한 얘기를 하면 자꾸 화제를 바꾸려고 들고요. 나쁜 사람인데, 본인은 모르죠.”

이서진의 이미지는 소위 ‘쿨’한 쪽에 가깝다. 하기 싫은 건 안 하고, 싫다는 이야기를 서슴없이 하면서도 선을 지킨다. 나영석 PD의 각종 예능 프로그램 등에서 의외의 모습이 발견되기도 했지만 기본적인 베이스는 앞서 늘어놓은 것들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이재규 감독이 이서진에게 준모 역할을 권한 것도 아마 그래서였을 거라고 이서진은 말했다.

“이 감독님은 준모를 저에게 전적으로 맡기셨어요. 시나리오를 제게 보여주시면서 어떤 역인지는 처음에 말해주지 않으셨는데, 나중에 역할이 확정되고 나서는 아예 제 해석대로 준모를 만드셨죠. 준모의 어떤 모습들은 저와도 분명히 교집합이 있는데, 그런 모습이 예능에서 사랑받으니까 이 감독님은 그 모습을 갖다 쓰고 싶으셨던 것 같아요. ‘나쁜 놈’인데 사람들이 싫어하지 않는 부분들 말이에요.”

하지만 이서진은 정말로 자신의 말마따나 ‘나쁜 사람’일까. 최근 리얼리티 예능에서 봐온 것과 실제의 이서진은 크게 다르지 않긴 했지만, ‘정말로 나쁜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나영석 PD를 두고 “오랜만에 보자마자 말을 놓길래 ‘싸가지없는 놈’이라고 생각했었다”고 말하면서도 “이제는 나영석 PD를 대할 때 노예근성이 몸에 밴 것 같다”고 웃는 모습이 그렇다. 입으로는 싫다 싫다 하면서도 결국은 따뜻하게 대하는 성격이다.

“저는 원래 누가 절 컨트롤하려 드는 걸 별로 안 좋아해요. 매니저든 누구든 모르는 사람이 붙어서 뭘 시키는 걸 안 좋아했었죠. ‘꽃할배’속에서 호텔 찾고 길 헤매는 걸 보면서 다들 대본 아니냐고 묻는데, 아니에요. 정말 제가 다 해요. 나 PD도 제게 자유도를 모두 맡기죠. 나 PD는 사실 제가 매번 짐 싸서 도망갈까 봐 전전긍긍하고 있을 걸요. ‘윤식당’은 그런 면에서 좀 편했어요. 제가 나서서 호텔 잡거나 길 찾을 필요도 없고, 일단 선생님들 다섯 분이 계신 것과 윤여정 선생님 한 분이 계신 것은 비교가 안 돼요. 하하. 지금요? 나 PD든 누구든 아무도 절 건드리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제가 여태껏 배우 생활이든 예능이든 순조롭게 해왔던 건 운이 좋아 좋은 사람들을 만났기 때문인 것 같아요. 혹자는 예능과 연기의 밸런스 조절 여부를 묻기도 하는데, 솔직히 고민 안 해요. 예능이야 이대로 하다가 안 되면 끝나는 거고, 배우도 뭐 쭉 할 수 있으면 좋겠다 싶어요. 오래 하고 싶다, 혹은 잘 하고 싶다, 이런 고민에 끌려 다니고 싶지 않아요. 그럴 시간에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할 거예요. 잘 되든 안 되든 간에요.”

‘완벽한 타인’은 오는 31일 개봉한다. 

이은지 기자 onbg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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