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길바닥 민심]은 시장, 지하철역, 광장, 길거리 등 대한민국 구석구석을 찾아 정치·사회 현안에 대한 시민들의 의견을 묻는 코너입니다.
가감 없이 솔직한 시민들의 발언, 함께 보시죠.
“열렬히 ‘환대’하자.”
서울 서대문구 신촌에 모인 대학생들이 한 목소리를 냈습니다. 반가운 사람을 맞이하고 성심성의껏 대접한다는 뜻의 환대. 대학생들은 누가 이토록 반가운 걸까요. 주인공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입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지난 9월 평양에서 3일간 남북정상회담을 진행했습니다. 양국 정상은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9월 평양공동선언’을 발표하기도 했죠. 김 위원장은 공동선언을 통해 연내 서울에 방문할 것을 약속했습니다.
김 위원장의 방남 소식이 전해지자 곳곳에서 긍정적인 반응이 쏟아졌습니다. 급기야 방남 환영 행사까지 개최됐죠. 백두칭송위원회 꽃물결 대학생 실천단(꽃물결)은 신촌에서 김 위원장 방남 환영 캠페인을 지난달 28일 열었습니다. 이들은 “받은 게 있으면 당연히 돌려줘야 한다.”며 “문 대통령이 평양에서 받았던 환대를 서울에 방문하는 김 위원장에게 돌려줄 수 있도록 대학생들이 나서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지하철 광고를 게재하겠다는 움직임도 있었습니다. 김수근(35) 위인맞이환영단 단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김 위원장을 환영하는 지하철 광고 모금에 돌입했다고 알렸습니다.
반면 이러한 ‘쌍수 환영’은 ‘도 넘은 칭송’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심재철 자유한국당(한국당) 의원은 “‘공산당이 좋아요’가 등장하고 있고 김 위원장에 대한 칭송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며 “김 위원장을 서울에 데려오려면 납북자 송환, 북한 정치범 수용소 해체 등의 북한 인권부터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 위원장 방남 환영 행사, 시민들의 생각은 어떨까요? 쿠키뉴스 기획취재팀은 시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들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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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시민은 현재 기세를 몰아 ‘통일’이라는 좋은 결과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대학생 임가을(21·여)씨는 “환영을 막는 것보다 환영을 했을 때 더 좋은 결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핵문제는 이미 지나간 과거 이야기다. 환영함으로써 더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주부 이정란(54)씨는 “(양국 관계가 좋아진다면) 국방비 예산을 절약할 수 있다.”며 “양국 간에 교류가 활발해진다면 국제 정세에도 좋을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이필립(78)씨는 “우리는 남북통일이 목적”이라며 김 위원장의 방남을 환영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습니다.

반대 의견도 많았습니다.
회사원 박용훈(37)씨는 “김 위원장은 국제적으로 보면 가장 악질한 인권 유린자”라며 “대한민국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서 김 위원장을 환영한다는 행위들이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습니다.
대학원생 이모(28)씨는 “김 위원장을 환영하는 시민단체들의 움직임이 과연 적절한가는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며 “북한 측이 비핵화 관련해서 움직임을 보이는 것도 아닌 상태에서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으로 뭐가 해결되지 않을 것 같다. 민주국가에서 한 시민으로서 목소리를 내는 건 찬성하지만 민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행동은 삼가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먼저 이전 잘못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50대 자영업자 김모씨는 “평화를 원한다면 천안함 사건 등 일련의 사태를 명확하게 사과해야 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며 “사과도 없이 평화 협정이 논의되는 것은 반대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신민경 기자, 지영의 인턴기자 smk5031@kuki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