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게임사들이 베트남 국영기업과 협력해 현지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베트남은 판호(서비스 허가)가 존재하지만 규제가 비교적 느슨해 그동안 우회 서비스가 관행처럼 이뤄졌다. 최근 일부 서비스에서 정식 라이선스 확보 요구가 발생하면서 게임사들이 시장 선점을 위해 현지 업체와 공조를 강화하는 모습이다.
24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넥써스는 베트남 국영 디지털 콘텐츠 기업 VTC 인테콤과 전략적 업무 협약(MOU)를 체결했다. 넥써스는 구글 플레이스토어를 통해 우회 방식으로 서비스를 제공했으나 베트남 정부의 정식 판호 요청으로 앱을 내리고 VTC와 협력해 재진출을 추진하게 됐다. 넥써스는 크로쓰 플랫폼에 온보딩된 다양한 블록체인 게임을 VTC 인테콤을 통해 베트남을 포함한 동남아 시장에 진출시켜 크로쓰 생태계의 글로벌 확장을 함께 도모할 계획이다.
넥써스 관계자는 “베트남 쪽에서 라이선스를 정식으로 확보해 달라는 요청이 있어 앱을 내리고 인테콤과 MOU를 맺어 서비스를 할 계획”이라며 “관행으로 우회하는 곳도 많지만 저희는 글로벌 서비스가 중심이다 보니 정식으로 베트남에 들어가자는 의견으로 진행됐다”고 밝혔다.
스마일게이트도 베트남 국영미디어 그룹 계열사 VTC Online(VTCO)과 MOU를 체결하고 게임 플랫폼 ‘스토브(STOVE)’ 베트남 사업에 나선다. 베트남에서는 스팀 등 해외 ESD 플랫폼이 정식 서비스를 하지 못하고 있다. 베트남에서는 글로벌 ESD 플랫폼에 대해 유통 심의 및 관리 기준을 강화하고 있어 허가받지 않은 외국계 플랫폼 활동을 제한하고 있다. 스마일게이트는 스토브를 베트남 내 유일한 합법 오픈 플랫폼으로 구축해 시장을 선점한다는 계획이다. 회사는 이미 VTCO와 ‘크로스파이어’ 베트남 서비스를 통해 장기간 협업 경험을 쌓아온 바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동남아 시장 진출 확대 전략의 일환이다. 중국이 한한령 이후 판호 발급을 제한하면서 수출 시장이 축소됐다. 실제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24 게임백서’에 따르면 2023년 한국 게임 수출액은 83억9400만달러(약 12조3451억원)으로 전년 대비 6.5% 감소했다. 게임 수출액이 감소한 것은 2000년 이후 처음이다.
반면 동남아시아 시장은 점점 성장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뉴주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베트남 게이머는 인구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게임 이용률이 높아 동남아 시장 공략의 핵심 거점으로 주목받고 있다. 엔씨 역시 베트남 게임사 VNG와 싱가포르에 합작법인 NCV 게임즈를 설립해 베트남,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6개국에 리니지2M를 서비스 중이다. 현지 기업과의 합작 구조를 통해 판호 제약을 해소한 것이 특징이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베트남 자체로 게임 시장이 크고 유저 수도 많아 진출하고 싶어 하는 회사들이 제법 있다”며 “판호도 중국과 달리 발급 받는 게 어렵지 않은 편”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