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보다 작은 나노플라스틱, 뇌 침투력 3배…파킨슨병 연관성 첫 입증

미세보다 작은 나노플라스틱, 뇌 침투력 3배…파킨슨병 연관성 첫 입증

기사승인 2025-11-24 09:11:25
김진수 한국원자력의학원 박사 연구팀 사진. 한국원자력의학원 제공

한국원자력의학원 연구팀이 나노플라스틱이 미세플라스틱보다 파킨슨병과 유사한 뇌 손상과 신경 염증을 훨씬 더 강하게 유발한다는 사실을 동물실험을 통해 세계 최초로 확인했다고 24일 밝혔다.

김진수 한국원자력의학원 박사 연구팀은 기존 연구에서 나노플라스틱이 미세플라스틱보다 뇌에 더 쉽게 축적된다는 결과를 도출한 경험을 토대로 두 물질이 파킨슨병 발병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규명하기 위한 연구를 이번에 수행했다.

연구팀은 합성 플라스틱의 일종인 폴리스틸렌을 0.25마이크로미터(㎛) 규모의 미세플라스틱과 20나노미터(㎚) 크기의 나노플라스틱 형태로 준비한 뒤 방사성동위원소 구리-64를 표지해 실험쥐 기도에 투여하고,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으로 뇌 축적 양을 비교했다. 그 결과 파킨슨병과 관련된 뇌 영역인 선조체와 흑질에서 나노플라스틱이 미세플라스틱보다 2~3배 더 많이 축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두 물질을 각각 하루 20마이크로그램씩 16주간 에어로졸 형태로 노출해 행동·운동 기능과 염증 반응을 관찰한 결과, 나노플라스틱 노출군에서 파킨슨병과 유사한 증상이 두드러졌다. 로타로드 회전봉 체류 시간과 악력은 40%가량 감소했고, 트레드밀 피로 도달 시간 또한 1.4배 단축됐다. 탐색 행동 감소, 불안 2배 증가, 우울 경향 1.5배 증가 등 비운동 증상도 확인됐다.

뇌 조직 분석에서는 도파민 신경세포 손상이 1.4배, 인산화 알파시누클레인 축적이 1.9배 높게 나타났다. 별세포·미세아교세포 활성과 염증성 사이토카인 역시 1.8~3배 증가해 나노플라스틱이 뇌 염증을 악화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RNA 시퀀싱 분석에서도 파킨슨병 환자에서 관찰되는 것과 유사한 유전자 변화(Kcnn4·Tlr7 증가, Neurod1·Cartpt 감소)가 선조체와 흑질에서 확인됐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나노플라스틱이 미세플라스틱보다 뇌 침투력과 신경 독성이 훨씬 높으며 파킨슨병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고 설명했다.

김 박사는 “미세먼지와 달리 미세·나노플라스틱에 대한 관리 체계는 현재 존재하지 않는다”며 “환경 시료와 인체 역학 연구로 범위를 확대해 공기 중 미세·나노플라스틱 관리 기준 마련에 과학적 근거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이찬종 기자
hustlelee@kukinew.com
이찬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