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법매립 폐기물 성분·매립양 전수조사, 연관성 정밀조사 촉구
마을 주민들의 집단적인 암 발생으로 전국적으로 주목을 받은 익산시 함라면 장점마을의 암 발병 원인으로 KT&G의 담배찌꺼기(연초박)가 새롭게 지목돼 큰 파장이 예상되고 있다.
익산시의회 임형택의원은 16일 열린 익산시의회 215회 임시회 1차 본회의에서 5분 발언을 통해 연초박 고열처리로 인한 암 유발 가능성을 제기하며 “KT&G가 폐기물로 위탁처리한 연초박(담뱃잎찌꺼기)의 암발병 연관성에 대한 정밀조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임 의원은 장점마을 문제가 알려지기 시작한 2016년 말부터 비료공장 금강농산과 관련해 주원료로 사용된 KT&G의 연초박에 많은 관심을 갖고 조사를 진행한 결과를 토대로 이날 문제를 제기한 것이어서 결과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비료공장에서 10년 넘게 근무한 직원의 증언을 통해 이틀에 한 번 꼴로 200킬로그램 박스 70개 분량의 연초박이 대형트럭으로 반입돼 연초박 50% 정도와 다른 재료 50% 가량을 섞어 유기질비료를 생산한 것으로 확인됐다.
익산시가 제출한 2001년부터 2016년까지 ‘금강농산 생산비료 및 취급원료 현황’에 금강농산은 2003년부터 2016년까지 연초박으로 퇴비를 만든 것으로 보고됐으나 실제로는 380도 고온열을 가해 유기질비료를 만든 것으로 드러났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담뱃잎 찌꺼기로 제품화가 안돼 버려질 뿐 일반 담뱃잎과 성분이 동일해서 가열 등의 공정이 더해지면 각종 암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높아 비료공장의 연초박 고열가공 사실은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열을 가할 경우 발생하는 ‘타르’는 암덩어리라 할 수 있으며 대기에 배출돼 피해를 줄 뿐만 아니라 축적되어 땅, 물, 농산물 등에도 영향을 줄 수 있고 피부에 접촉하면 피부염을 일으키는 물질이라는 것이다.
필터를 달아서 피워도 해로운 담배를 하루에 수백톤씩 불완전연소가 이뤄져 굴뚝으로 내뿜어 진 세계 어느 곳에서도 유례가 없는 희대의 사건이 벌어졌던 것.
장점마을 암발병 주민 가운데 여러 명이 피부암으로 판명을 받았는데 이와 연관성이 적지 않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런데도 익산시 최근 금강농산 핵심기계 철거를 반대하는 주민들에게 “기계 떼어가는 것을 못하게 하면 업체가 40억원 피해소송을 걸어와 공무원이 다치고 주민이 변상해야 한다”면서 주민들을 회유하고 압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익산시는 공장 앞마당 굴착 결과 폐타이어, 슬레이트 등 불법폐기물이 땅속에서 발견됐지만 전북보건환경연구원 분석결과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신속히 처리하자고 나서고 있어 비난을 사고 있다.
그러나 2017년 9월 지역전문가들이 법적기준물질 이외의 물질까지 환경기초조사를 진행한 결과 발암물질인 파물질 14종과 1급 발암물질 벤조피렌이 다량 검출됐고 원료인 피마자박 분해 결과 발암물질 3종과 독성물질 리신이 확인됐다.
연초박에 열을 가해 분해한 결과 발암물질 2종이 확인됐고 공장과 마을에서 담배 특이성을 가진 TSNA도 발견됐다.
임 의원은 “보건환경연구원은 법적기준 물질들만 조사하기 때문에 조사결과는 한계가 극명해 신뢰할 수 없다”며 “건강문제를 일으키는 것은 법적인 테두리에 없는 물질이어서 건강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는 물질에 대한 포괄적인 조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함라 장점마을 환경비상대책 민관협의회’에서 결정한대로 불법매립 폐기물에 대한 별도의 전수조사도 촉구했다.
환경부 정밀역학조사에서는 연초박에 열을 가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유해성분 등에 대해서는 조사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아 반드시 연초박 관련 별도의 추가 정밀조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임 의원은 “함라 장점마을 집단암발병은 업자의 그릇된 욕망과 제도적 허점, 행정의 무능이 결합돼 발생한 것”이라며 “익산시는 주민을 두 번 죽이는 우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주민의 요구에 귀 기울여 억울한 죽음에 원망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성용 기자 ssy147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