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인터뷰] 이세영 “중전 역할 맡아 ‘체통’ 지키려 노력했죠”

[쿠키인터뷰] 이세영 “중전 역할 맡아 ‘체통’ 지키려 노력했죠”

이세영 “중전 역할 맡아 ‘체통’ 지키려 노력했죠”

기사승인 2019-03-12 08:00:00

배우 이세영은 외부 일정이 없을 때 소속사 사무실에 출근해 여러 일을 한다. 자신의 책상에서 대본이나 논문을 읽기도 하고 자리를 정리하기도 한다. 명함도 있다. 오피스라이프스타일팀 과장과 소속배우라는 두 가지 직함이 적혀 있는 명함이다.

최근 서울 봉은사로 프레인TPC 사옥에서 인터뷰를 위해 만난 이세영은 취재진에게 자신의 명함을 주며 가볍게 말문을 열었다. tvN ‘왕이 된 남자’를 마쳤지만,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다는 소감이었다. 그는 종영 기념 인터뷰가 다 끝나고도,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야 작품과 자신이 연기한 유소운을 보내줄 수 있을 것 같다고 귀띔했다.

이세영은 tvN 월화극 ‘왕이 된 남자’에서 중전 유소운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전작이나 예능에서 보여준 이미지와는 달리, 기품 있으면서도 강단 있는 유소운을 제대로 표현해냈다는 호평이 이어졌다. 상대배우인 여진구와 놀라운 호흡을 선보이기도 했다.

“제가 생각하는 유소운은 상대에게 무한한 신뢰와 애정을 주는, 정말 멋진 인물이에요. 강단 있고 지조 있고 꼿꼿하고 우아하고 고고한… 온갖 좋은 수식어를 다 붙일 수 있는 캐릭터죠. 그래서 어렵기도 했어요. 중전의 체통을 지켜야 하는데, 저에 대한 기존의 이미지가 있어서 낯설게 보이지 않을까 걱정도 했죠. 하지만 분장을 하고 연기할 땐 제가 마치 중전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들어 기분이 좋기도 했어요.”

이세영이 소운을 연기하며 가장 공을 들인 것은 감정이 극단을 오가더라도 중전의 ‘체통’을 지키는 것이었다. 이세영은 연출을 맡은 김희원 PD와 많은 대화를 나누며 연기적인 고민을 풀어나갔다고 말했다. 이세영은 김희원 PD와의 작업을 “신뢰하면서 일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축복”이라는 말로 정리했다.

“김희원 PD님과의 대화는 항상 시원시원했어요. 설명을 들으면 납득이 갔고, 같은 방향을 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죠. 김 PD님께 의지할 수 있어서 연기하면서 마음이 편했어요. 연출자로서 중심이 잘 잡혀 있었고, 작품에 대해 명확하게 그림을 그리고 계시니까 저 또한 흔들리지 않고 연기에 몰입할 수 있었어요.”

기대 이상의 ‘케미스트리’(화학적 작용)를 보여준 여진구와 연기 호흡에 관해서도 언급했다. 이세영은 인터뷰 내내 틈만 나면 여진구의 연기를 칭찬했다. “앞으로 열 작품 정도 함께 하고 싶다”는 솔직한 속내를 드러내기도 했다.

“여진구 씨와 함께 연기할 수 있어서 정말 좋았어요. 작품을 하는 동안엔 하선과 이헌만 생각했던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여진구 씨와 열 작품 정도 더 해보고 싶어요. 저와 개그 코드가 잘 맞아서, 촬영장에서 웃음이 끊이지 않았거든요. 그리고 저와 같은 아역 출신이라서 그런지, 공감대가 형성되는 부분도 있었고요. 여진구 씨의 좋은 목소리 덕분에 연기하면서 행복하기도 했죠. 이번에 함께 하면서 여진구 씨의 팬이 됐어요.”

일부에서 다소 힘이 빠졌다고 평한 드라마의 결말은 어떻게 생각할까. 이세영은 “마음에 든다”고 강조했다. 두 사람이 다시 재회하는 결말이 아니었다면, 슬펐을 것이란 감상도 덧붙였다.

“굉장히 힘들게 작업한 작품이지만, 그만큼 배울 것이 많았던 현장이었어요. 시작 전엔 ‘과연 이 역할이 이세영에게 어울릴까’하는 시선도 있었는데, 그런 우려 덕분에 성장할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저에 대한 주변의 평가가 어떻든 계속 도전해 나갈 수 있겠다는 믿음이 생겼죠. 매 순간 행복하게 작업했고 오래 기억에 남을 현장이에요. 이 기억을 바탕으로 앞으로 계속 나아갈 거예요.”

인세현 기자 inout@kukinews.com / 사진=프레인TP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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