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인터뷰] 이창엽 “외상이 살려달라고 기도했죠”

[쿠키인터뷰] 이창엽 “외상이 살려달라고 기도했죠”

[쿠키인터뷰] 이창엽 “외상이 살려달라고 기도했죠”

기사승인 2019-03-23 00:02:00

“저 외상이처럼 무뚝뚝하지 않아요.”

드라마 ‘왜그래 풍상씨’ 종영 후 인터뷰를 위해 서울 쿠키뉴스 사무실을 찾은 이창엽은 실제 성격이 극 중 역할과 차이가 있다고 말하며 웃었다. 거칠면서도 무게감 있는 외상과는 다르게, 유쾌한 성격이라는 설명이다. 질문에 신중하게 말을 고르고 답하는 이창엽은 이외상과 또 다른 매력을 지니고 있었다.

얼마 전 종영한 KBS2 수목극 ‘왜그래 풍상씨’는 시청률 20%를 넘기며 시청자의 큰 사랑을 받았다. 뮤지컬 무대에서 기본기를 다진 후, 여러 가족극에서 실력을 쌓아온 이창엽은 ‘왜그래 풍상씨’에서 첫 미니시리즈 주연을 맡아, 조금 더 다채로운 색의 연기를 선보였다.

이창엽은 ‘왜그래 풍상씨’를 작업했던 시간들을 “꿈같았다”고 표현했다. 마지막 촬영을 한 지 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아직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도 했다. 어릴 적부터 텔레비전에서 보던 선배들과 함께 호흡을 맞췄던 것만으로도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작품이라는 소감도 덧붙였다.

“만나기 쉽지 않은 선배님들을 만날 수 있는 자리였어요. 제가 다섯 명의 형제 중 한 명이라는 사실이 꿈만 같았어요. 평소 ‘연예인’이라고 생각했던 선배들과 함께하는 만큼, 정신을 바짝 차리고 연기해야겠다는 각오로 작품에 임했죠. 그런 긴장감들이 외톨이 같은 외상을 연기하는 것엔 도움이 된 것 같아요.”

외상이 오형제 중 막내인 것처럼, 이창엽도 현장에서 막내였다. 이창엽은 여러 선배들의 도움으로 작품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밝은 에너지로 작품과 현장을 이끈 배우 유준상의 힘이 컸다. 이창엽은 유준상의 에너지뿐만 아니라 건강한 신념 등을 닮고 싶다고 강조했다.

“처음엔 긴장을 많이 했는데, 현장에서 선배들과 친해지면서 점점 나아졌어요. 선배들이 마음 편하게 연기할 수 있도록 배려를 많이 해주셨어요. 덕분에 제가 가졌던 걱정과 우려가 불식됐죠. 특히 유준상 선배와 한 공간에 있으면, 저도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이 되는 기분이었어요. 작품이 끝나고 나니, 선배님 덕분에 더 힘차게 연기할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들어요. 꼭 다시 뵙고 싶어요.”

특히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의식불명인 외상을 보고 풍상(유준상)이 오열하는 부분을 꼽기도 했다. 이창엽은 “연기였지만 누군가 저를 위해 그렇게 운다는 것이 감동적이면서도 마음이 아팠다”며 “당장 눈을 뜨고 함께 울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연기했다”고 말했다.

“저도 외상이의 생사 여부를 몰랐어요. 사실 죽는 줄 알고, 살려 달라고 기도 했어요. 살고 싶었거든요. 결과적으로 그렇게 돼서 정말 행복했어요. 외상이 철없어 보이기도 하지만, 연기를 하는 제 입장에선 연민이 가는 인물이었거든요. 연기하면서 마음이 많이 아프기도 했어요.

이번 작품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얼굴을 알린 이창엽은 부모님의 반응 덕분에 특히 뿌듯함을 느꼈다. 이전에도 가족극에 출연했지만, 이번만큼 폭발적인 반응은 처음이었다고. 이창엽은 “부모님께서 처음으로 제 사인지를 달라고 하셨다”면서 “아주 조금은 효도를 한 것 같다”고 쑥스러움을 표했다.

‘왜그래 풍상씨’를 통해 인생의 전환점을 맞은 이창엽은 다시 새로운 출발선 앞에 섰다. 그는 앞으로 다양한 역할에 도전해 더 많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포부를 전했다. ‘왜그래 풍상씨’를 통해 경험한 것들은 앞으로의 여정에 바탕이 될 것이다.

“하루하루 시간이 지날수록 ‘왜그래 풍상씨’를 통해 배운 게 많다는 생각이 들어요. 함께한 선배님들과 스태프들을 보며 작품을 대하는 자세뿐 아니라 인생을 대하는 자세를 배웠어요. 앞으로 건강한 배우가 되고 싶어요. 몸도 마음도 건강하지 않으면 하고 싶은 연기를 오래 할 수 없을 것 같거든요. 오래 연기하고 싶은 만큼, 조바심내지 않고 천천히 건강하게 연기자의 길을 걷고 싶어요.”

인세현 기자 inout@kukinews.com / 사진=박효상 기자

인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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