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다뉴브강에서 발생한 유람선 침몰사고 때 한국인 관광객 2명을 구조했다는 선원의 증언이 나왔다.
2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사고 유람선인 허블레아니 인근을 지나던 또 다른 관광선의 선원인 노르배르트 머뎌르는 사고 이틀 후 APTN과의 인터뷰에서 사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머뎌르의 말에 따르면 그의 배는 당시 하류로 향하고 있다가 사고를 감지한 이후 동력을 줄이고 조류를 거슬러 돌아섰다. 그는 무전기에 헝가리어와 독일어로 "사람에 배에서 떨어졌다"고 외치고선 구조 활동에 들어갔다. 그는 구명 기구를 배 밖으로 던졌고 한국인 여성 2명이 이를 붙잡자 동료들의 도움을 받아 물 밖으로 끌어 올렸다.
승객들 역시 구조작업을 도왔다. 두 여성의 옷이 많은 물을 흡수하고 있어 들어 올리기 매우 어려웠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두 여성 중 한 명은 쇼크 상태였다"며 "가장 큰 어려움은 우리가 소통할 수 없었다는 것이었다. 그들이 영어를 할 수 없었고 우리는 한국어를 할 수 없었다"고 증언했다.
생존자 정 모 씨는 언론 인터뷰에서 물에 빠진 후 구명튜브를 발견해 이를 붙잡았고 이 튜브에 연결된 줄을 근처의 윤 모 씨에게도 던졌다고 밝힌 바 있다. 이들이 머뎌르에게 구조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머뎌르는 두 여성을 구조한 뒤 다시 돌아섰을 때 왼쪽에 2명, 오른쪽에 3명 등 5명이 물에 빠진 것을 확인했다고 한다. 그는 "내 동료는 그들을 구하려고 오른쪽으로 갔지만 나는 왼쪽으로 가라고 지시했다"며 오른쪽에 있던 2명이 이미 사망한 상태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라고 안타까운 순간을 떠올렸다.
이준범 기자 bluebel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