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다니엘. ‘분홍머리 걔’에서 ‘국민 센터’가 된 사나이. 그가 지난 25일 공개한 첫 번째 미니음반 제목 ‘컬러 온 미’(Color on me)는 스스로에 대한 탐구인 동시에, ‘나를 색칠해 달라’는 요구로도 읽힌다. 사람들은 저마다의 프리즘을 통해 강다니엘을 본다. 그의 색깔은 그렇게 다양해진다. 쿠키뉴스 대중문화팀 기자들이 본 강다니엘의 모습들.
■ 스스로 길을 열었던 ‘열어줘’
처음부터 주인공은 아니었다. 101명의 연습생 중 11명을 뽑는 아이돌 서바이벌에 출연한 강다니엘은 1회에 등장했을 때만 해도 주목받는 참가자라고 보기엔 어려웠다. 강다니엘이 존재감을 드러낸 곳은 무대 위다. ‘쏘리쏘리’ 직캠으로 당겨진 불씨는 콘셉트 평가곡이었던 ‘열어줘’의 무대에서 불꽃으로 터졌다. 검은 슈트를 입은 강다니엘이 “너를 볼 때면 맘이 요동쳐”라는 가사로 노래를 시작하는 순간 국민 프로듀서의 마음이 요동치기 시작한 것이다. 강다니엘은 ‘열어줘’ 퍼포먼스를 통해 아이돌로서의 능력을 증명했다. 덕분에 ‘열어줘’ 무대는 강다니엘의 매력과 실력을 이야기할 때 가장 앞서 등장한다. 방송 이후 네이버TV에 공개한 ‘열어줘’ 강다니엘 개인 영상의 조회수는 2900만 건을 넘어서, 3000만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눈여겨 볼만한 것은 ‘열어줘’ 무대에 오르기 전까지의 과정이다. 강다니엘은 미션곡 선정 투표가 진행되던 당시 SNS로 팬들에게 하고 싶은 노래를 암시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자 Mnet 측은 강다니엘을 다른 연습생들이 모두 곡을 배정받고 남은 노래에 배정했다. 이 일로 강다니엘은 방송서 공개 사과를 하기도 했다. 또 다른 우여곡절도 있었다. ‘열어줘’를 함께 준비하던 연습생들이 방출돼, 멤버를 서둘러 새로 꾸려야 했다. 그러나 강다니엘은 ‘열어줘’ 무대로 콘셉트 평가 1위를 차지했고, 다음 회에서 진행한 3차 순위발표식에서도 1위에 올랐다. 이 순위는 최종회까지 이어졌다. 서사도 캐릭터도 무대 위에서 완성된 셈이다.
■ 2만 명의 관객과 함께한 시작
강다니엘은 그룹 워너원으로 데뷔 앨범을 내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워너원의 데뷔 공연은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이뤄졌다. 오로지 워너원이 데뷔하는 순간을 지켜보기 위해 한자리에 모인 팬들이 약 2만 명이었다. 이 자리에서 강다니엘은 타이틀곡 ‘에너제틱’이 국내 음원차트 정상에 올랐다는 소식에 “이런 일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는 벅찬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상상하기 힘든 일은 워너원 활동 중 자주 일어났다. 워너원이 발매하는 앨범마다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고, 음원은 차트를 휩쓸었다. 워너원이 활동 중 받은 상은 음악방송과 시상식을 포함해 100개가 넘는다. 시청자의 투표로 결성된 워너원은 신인인 동시에 이미 인기 정상인 독특한 그룹이었다. 특히 그룹의 센터인 강다니엘에게 많은 시선이 모였다. 강다니엘은 무대뿐 아니라 예능과 광고로 활동 영역을 넓히며 국민센터로 우뚝 섰다. 감기에 걸린 것까지 곧바로 기사가 날 정도로 뜨거운 화제성을 보였다.
■ “팬들과 소통 위해…”
갑작스러운 소식이 들렸다. 워너원 활동을 마치고 솔로 앨범을 준비하던 강다니엘이 소속사와 분쟁을 겪고 있다는 것이었다. 강다니엘은 뜻밖에도 이 사실을 직접 인정했다. 그는 지난 3월 3일 팬카페에 글을 올려 “사실이 아닌 많은 악의적 추측성 기사들이 보도되기 시작하면서 나 또한 많이 당황스러웠으나, 나보다는 사실이 아닌 이야기들로 마음을 다치시게 될 팬 여러분에 대한 걱정이 너무 컸다”면서 자신의 소식을 전할 새 SNS 계정을 개설하겠다고 밝혔다. 다음날 강다니엘은 약속대로 팬들과 소통할 수 있는 새로운 창구를 열었다.
강다니엘과 LM의 분쟁은 법정 공방으로 이어졌다. 양 측은 권리양도 부분을 두고 치열하게 맞섰다. 법원은 강다니엘 측의 손을 들어줬다. 지난 5월 강다니엘 측의 전속계약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전부 인용한 것이다. 법원이 내린 판결에 따라 독자 활동이 가능해진 강다니엘은 1인 기획사 커넥트엔터테인먼트를 설립했다. 당시 강다니엘 측은 1인 기획사 설립에 관해 “오래 기다린 팬들에게 조금이라도 빠른 복귀를 하기 위한 점도 크게 작용했다”라고 설명했다.
■ 솔로 가수 강다니엘의 꿈
강다니엘은 지난 25일 솔로 데뷔 앨범 ‘컬러 온 미’를 내고 팬들 곁으로 돌아왔다. 약 6개월 만에 무대에 선 강다니엘은 ‘컬러 온 미’를 “팬들을 위한 앨범”이라고 소개하고 “곡을 더 넣어서 정규 음반을 만들 수도 있었지만, 한시라도 빨리 팬들을 만나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강다니엘은 앞선 순간들을 거치며 전에 없던 아이콘으로 성장했다. 연습생과 국민센터를 지나 이제 솔로 가수로 무대에 선 강다니엘에겐 또 다른 순간들이 기다리고 있다. 어떤 색의 아이콘이 될지는 그의 발걸음에 달렸다. 데뷔 앨범 발매 당일 기자간담회에서 목표를 궁금해 하는 질문에 강다니엘은 꿈이 있다고 답했다. 그가 밝힌 꿈은 누군가에게 희망이 되는 것이다.
인세현 기자 inout@kukinews.com / 인포그래픽 디자인=이희정 디자이너 / 사진=박효상 기자·커넥트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