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집 의사협회장의 강력한 대정부 투쟁은 언제쯤 시작될까?
대한의사협회 홈페이지에 있는 최대집 의협회장의 인사말에는 “문재인 케어를 막아낼 적임자로 저를 선택해주신 회원님들의 뜻에 반드시 부응하기 위해 강력한 대정부 투쟁을 전개해 나갈 것을 약속드립니다”라고 쓰여 있다.
하지만 뭐가 달라졌나 보면 찾기 어렵다. ‘의료를 멈춰 의료를 살리겠다’라는 구호로 강한 투쟁력을 보인 최 회장은 지난해 3월 당선된 이래로 의료계 집단행동을 계속 예고했다. 당선 다음 달인 4월 보건복지부가 예고한 상복부 초음파 예비급여 고시를 철회하지 않으면 협상을 재개하지 않고 투쟁을 준비하겠다고 한 뒤로 꾸준히 ‘투쟁’ ‘단체 행동’ ‘파업’ 등을 사용했다. 정부를 압박하기 위한 협박성 멘트에 불과한 것인지, 실제 투쟁을 나서기 위한 발판인지 이제는 분간조차 되지 않는다.
최 회장이 당선되고 1년 5개월이 지난 지금 의료계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고 오히려 퇴보했다. 적절한 수가협상을 끌어내지도 못했고, 문재인 케어를 저지한 부분도 하나도 없다. 중소기업벤처부에서는 강원도를 디지털 헬스케어 규제자유특구로 정해 원격의료도 스리슬쩍 진행하고자 하고 있다. 의사들의 입지는 점차 줄어들고 있고, 정부 정책에 대한 최 회장의 반대 의견도 받아들여진 것이 거의 없다.
최근에는 한의사들과도 싸우고 있다. 지난 4월 진행된 추나요법의 급여화에 대해서도 반대의 목소리를 꾸준히 냈지만, 결국 막지 못했고 올해 안에 추진하고자 하는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도 정부의 의지를 꺾기 어려워 보인다. 최근 한방에서 처음으로 신의료기술로 채택된 ‘감정자유기법’과 대한한의사협회의 전문의약품 사용 선언에 대해서도 강력하게 반발하겠다고 했지만, 별다른 대응책은 없어 보인다.
강력한 투쟁으로 의권 확립을 기대한 의료계의 지지로 당선된 최 회장. 네 번의 삭발과 한 번의 단식 농성, 세 차례 전국 집회를 했지만, 의료계 내부의 단결조차 성공하지 못했다. 올해 3월 결성된 의료개혁쟁취투쟁위원회도 큰 성과 없이 4개월의 시간을 보냈고 올 하반기 강력한 대정부 총력전을 계획하고 있다고 반복적으로 말할 뿐이다.
지난 18일 열린 전국의사대표자대회에서도 투쟁에 대한 의지를 많이 드러냈지만, 결국 단체 행동의 시기, 방법에 대한 언급은 하나도 없었다. 이철호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 의장은 “일본의 수출 규제 등 국제 정서를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고, 이승우 대한전공의협의회장은 “실패한 선배들의 전철을 밟기 싫다. 날짜가 잡히면 바로 투쟁에 나서면 되는 것 아니냐”는 상반된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최 회장은 이번 투쟁을 마지막 투쟁으로 투옥까지 각오하고 회장직을 걸겠다고 했다. 투쟁의 아이콘으로 대한의사협회장에 당선됐지만, 투쟁으로 얻은 것이 하나도 없는 최 회장에게는 이번 투쟁에 모든 것을 걸어야 하는 정말 마지막 시기로 보인다.
노상우 기자 nswrea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