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부처 산하 공공기관들이 여성 임원 임명에 여전히 소극적인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 인원채우기식 정책보다는 실무 현장에서 공감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는 지적이다.
17일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한국예탁결제원, 소방청, 국민건강보험공단 등 공공기관에 여성 임원이 없었다.
금융위원회 산하 예탁결제원은 10월 기준 기관장, 감사, 상임·비상임 이사 등 총 6명의 임원 모두 남성이다. 올해 9월까지는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이 여성 사외이사로 있었다.
행정안정부 산하 소방청의 경우 전국 소방준감 17명 가운데 여성은 0명이다. 소방준감 아래 계급인 소방정 323명 중에서는 여성이 4명에 불과했다.
보건복지부 산하 국민건강보험공단도 여성 임원이 전무했다. 공단 내 여성 임원 비율은 2015년 14%, 2016년 14%, 2017년 17%, 지난해 0%, 올해 0%로 낮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 이화여자대학교 경영학부 김상준 교수는 “여성 임원의 필요성에 대한 실무자들의 이해가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실무자들이 공감하지 못하는 정부의 톱다운식 정책은 유리천장 해소 효과를 내기 어렵다”며 “수치를 정해주고 패널티를 부과하면 각 공공기관들은 ‘채우기’식으로 여성임원을 임용할 것”이라 말했다.
한편 앞서 정부는 지난 9월 ‘범정부 균형인사 추진계획’을 발표하고 오는 2022년까지 여성 임원 20%, 여성 관리자 28%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정부는 공공기관의 여성임원 임용실적을 주무부처 정부업무평가에 반영해 여성공무원 임용을 유도할 방침이다.
한성주 인턴기자 castleowner@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