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한 고교 중간고사, 교직원이 답지 고쳐…설마 '아빠 찬스'?

전주 한 고교 중간고사, 교직원이 답지 고쳐…설마 '아빠 찬스'?

기사승인 2019-10-30 20:49:16
전주의 한 사립고등학교에서 성적조작 사건이 발생해 전북도교육청이 2년치 답안지를 들추는 등 강도 높은 감사를 하고 있다.

30일 전북도교육청에 따르면 A고교는 지난 21일 B 군(2년)의 중간고사 답안지가 수정된 것을 발견하고 즉시 도교육청에 보고했다. 도교육청은 다음날인 22일 감사에 착수했다. B 군의 아버지는 이 학교 교무부장이고 지난 3월1일자로 전주시내 한 공립학교에 파견된 상태다.

A고교는 지난 10일부터 13일까지 치른 2학기 중간고사(1차고사)를 진행했다. 문제는 첫 날 발생했다. B군의 '언어와 매체' 답안지를 확인한 것은 시험 감독관이던 국어 교사. 이 교사는 당시 B 군이 3문제 정도 틀린 것을 OMR 답안지를 보고 알았다. 하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채점 결과 10점 가까이 더 높은 점수가 나왔고 이를 이상하게 여긴 교사는 학교장에게 보고했다.

확인 결과 B군의 답안지는 수정돼 있었다. 교사가 자리를 비운 10분 사이에 오답 3문제를 정답처리한 것. 도교육청 관계자는 “미리 알고 있지 않고는 오답인 3문제만을 골라 수정하기란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친인척도 아닌 교직원이 무슨 이유로 이런 일을 했는지 이 부분에 초점을 맞춰 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이 교직원은 "아이가 안쓰러웠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정 사실을 인정한 교직원은 사표를 제출했고 B 군도 자퇴서를 냈지만 이미 감사가 진행 중이어서 모두 수리되지 않았다.

도교육청은 이번 시험 뿐 아니라 2년치 답안지를 모두 점검할 방침이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채점오류 등 출제상 잡음은 지금까지 3건이 있었는데 정직이나 감봉 징계를 했다"면서 "이번 사안처럼 성적조작은 처음 있는 일이다"고 당혹감을 감추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도교육청은 권한 밖 상황에 놓일 경우 수사기관에 수사를 요청한다는 계획으로 있는 등 강도 높은 감사를 진행하고 있다.

한편, 이른바 '아빠 찬스'가 있었는지도 주목할 부분이다.
도교육청은 앞서 B 군의 내신성적이 모의고사와 다르다는 학생들의 소문을 파악하고 학교 컨설팅을 했다. 지난해 발생한 서울 숙명여고 문제지 유출사건이 선제 대응의 계기로 작동됐다. 도교육청은 그러나 "내신과 모의고사 성적이 다르다고 해서 뭐라 단정짓기는 어렵지만, 불신이 일어날 수 있으므로 평가체계를 공정하게 처리하라는 컨설팅을 했다"고 말했다.

당시 교무부장이던 B 군의 아버지는 이같은 의혹이 제기되자 다른 학교 파견을 자청했고 도교육청은 사립학교 재단내 다른 학교가 없는 점을 감안, 공립학교에 파견했다.

전주=소인섭 기자 isso2002@kukinews.com

소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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