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필리버스터 신청에 민식이 엄마 눈물…"아이들 협상카드 아니다"

한국당 필리버스터 신청에 민식이 엄마 눈물…"아이들 협상카드 아니다"

기사승인 2019-11-29 17:37:48

자유한국당이 '유치원 3법'을 비롯해 국회 본회의에 상정되는 안건 약 200건에 대해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신청했다. '민식이법' 등을 비롯해 어린이 교통안전 강화를 위한 안건 처리가 어려워지자 피해 아동의 부모들이 "아이들을 협상 카드로 쓰지 말라"며 눈물로 호소했다. 

어린이 교통안전 사고 피해 부모들은 2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지난 2017년 경기 과천 서울랜드 주차장에서 미끄러진 차에 치여 숨진 최하준군의 부모는 "어제, 오늘 우리나라 정치의 민낯을 봤다"며 "세상에 돈과 자식의 안전을 저울질하는 부모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여기까지 온 게 국회의원들의 선의에 의한 부모로서의 마음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오늘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께서 사실을 말해 줬다. 저희 아이들의 목숨과 거래하고 싶었던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금수만도 못한 야만의 정치는 누가 하고 있는지 얼굴 좀 보길 바란다"고 비판했다.

2019년 충남 아산의 한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서 교통사고로 사망한 김민식군의 부모는 "횡단보도가 있지만 신호등이 없는 곳에 신호등을 만들어달라고 하는 게 큰 대로변에 과속카메라가 없어 아이들이 위험에 처해지는데 그 과속카메라를 달아달라고 하는 게 왜 우리 민식이가 그들의 협상 카드가 되어야 되는지 잘 모르겠다"며 답답해했다. 그는 "정치에 대해서 몰라서 이런 대접을 받는 건 아닌지, 이렇게 양쪽에서 이용만 당하다 버려지는 건 아닌지, 왜 떠나간 우리 아이들이 그 협상카드로 쓰여야 되는지 모르겠다"면서 "당신들이 먼저 이런 법안에 대해서 논의하고 수정하고 보완해 나갔다면 우리 아이들 이름이 법자라고 이름이 붙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우리가 하지 못하는 일들, 국회의원님들 당신들께 하라고 주어진 그 자리"라면서 "우리 아이들 협상카드로 절대 쓰지 말라"고 덧붙였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본회의에 상정된 모든 법안에 필리버스터를 신청했다"며 "필리버스터는 국회법에 따르면 계속될 수 있고 저희는 그렇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당이 실제 필리버스터에 나선다면 유치원 3법, 어린이 교통안전법, 일부 데이터 3법 등 이날 본회의에 상정되는 모든 안건의 처리는 어려워진다.

민수미 기자 mi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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