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말 치러지는 농협중앙회장 선거 전북 대표주자로 유남영 정읍농협 조합장이 나섰다.
지난 19일 예비후보자 등록을 마친 유 예비후보는 24일 전북도의회 브리핑룸에서 회견을 갖고 '자기 반성'의 시간을 가진 뒤 "혁신"을 외쳤다. 유 예비후보는 "농협은 많은 일을 해 왔지만 제 역할을 못한다는 비판을 겸허히 수용하겠다"면서 "농업인이 원하는, 국민이 필요로 하는, 농협다운 농협을 만드는 데 모든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농업을 절체절명의 위기산업으로 규정한 유 예비후보자는 그런 농업을 경쟁력 있는 산업으로 만들고 젊음과 활력이 넘치는 공간으로 바꾸는 데 농협이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선 "중앙회와 계열사를 농민과 농축협을 지원하는 조직으로 혁신하겠다"고 외쳤다. 다선 조합장인 그는 농축협의 경쟁력을 키우는 데 한계를 드러낸 중앙회를 혁신을 통해서만이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범농협의 사업과 조직 역량을 농가소득 5천만 원 조기 달성에 집중하겠다고도 했다. 농업경제지주는 농산물을 제값 받고 많이 팔아주는 조직으로 혁신할 것이란 의지도 분명히 했다. 2025년까지 농축협 취급물량의 75% 이상을 책임판매하고 온라인 판매확대, 새벽배송제와 같은 방식으로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로부터 만족한 평가를 받는 현장 정책을 펴 나갈 방침이다.
유 예비후보는 폭락과 폭등을 거듭하는 농산물 가격 안정이 농민의 아픔을 덜 수 있다고 봤다. 그는 "농산물 가격을 시장에만 맡길 것이 아니라 농업관측을 정확히 하고 계약재배 비율을 높여야 한다"면서 "채소가격안정제 확대 정책도 적극적으로 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생산조정 및 휴경제를 도입해 참여농가에 충분히 보상하는 정책도 언급했다.
농촌고령화 현상을 감안해 네덜란드의 케어팜(치유농장)과 같은 프로그램에도 관심을 보였다. 농가소득 향상과 지역사회 공헌이란 두 토끼를 잡겠다는 의지이기도 하다.
농업 청년 유입과 관련해서도 아이디어를 냈다. 유 후보자는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최근 설문조사에서 63%가 농업의 미래를 밝게 본 점을 중시하고, 농촌의 미래 자산인 청년농을 위해 정책적 지원과 교육, 컨설팅, 금융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전북 혁신도시의 농업생명연구단지와 관련해서는 친환경 첨단 농업연구단지로 조성해 대한민국 농업발전의 새 전기를 마련하겠다고 언급했다. 농촌진흥청과 국립농업과학원 등 4개 소속기관과는 농업 시너지 효과를 최대화하기 위해 중앙회 차원의 협력을 강조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중단없는 개혁으로 '국민의 농협'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제24대 농협중앙회장 선거는 내년 1월31일 전국 1천118명의 조합장중 지역별 대의원 292명이 중앙회에 모여 투표한다. 1차 투표에서 관반수를 얻지 못하면 2차 투표에서 최다 득표자를 중앙회장으로 뽑게 된다. 전북은 대의원수가 27명이다.
전남 출신의 김병원 직전 중앙회장은 내년 총선 출마를 위해 사직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까지 예비후보 등록자는 유 후보자를 비롯해 전국에서 13명이다.
전주=소인섭 기자 isso2002@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