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흑인 영화감독 스파이크 리(62)가 올해 프랑스 칸 영화제의 심사위원장을 맡는다.
칸 영화제 조직위원회는 14일(현지시간) “스파이크 리 감독을 제73회 칸 영화제의 심사위원장으로 임명한다”고 발표했다.
칸 영화제는 “칸은 영혼을 일깨우고 세상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을 위한 땅이자 세계적인 공명의 장소로, 스파이크 리의 시선은 칸에 매우 소중하며 그의 번뜩이는 재능이 많은 것을 보여줄 것”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스파이크 리 감독은 칸 영화제 사상 최초의 흑인 심사위원장이 됐다. 미국 배우 윌 스미스가 2017년에, 미국의 흑인 여성 감독 에바 두버네이가 2018년에 칸의 심사위원으로 활동한 적이 있지만, 이 영화제의 심사위원장에 흑인 영화인이 선정된 것은 스파이크 리가 처음이다.
스파이크 리는 미국 사회의 흑백 인종차별을 집요하게 다뤄온 감독이다. ‘똑바로 살아라’(1989), ‘정글 피버’(1991), ‘맬컴 X’(1992), ‘블랙클랜스맨’(2019) 등의 작품을 연출했다.
스파이크 리 감독은 “심사위원장을 부탁받았을 때 놀랐지만 자랑스럽고 행복했다”면서 “아프리카의 이주민으로서 칸의 첫 심사위원장을 맡아 영광스럽다”고 밝혔다고 칸 영화제 측은 전했다.
스파이크 리 감독은 백인 우월주의단체 KKK에 잠입했던 흑인 형사 론 스톨워스의 실화를 다룬 영화 ‘블랙클랜스맨’으로 2018년 칸 영화제에서 그랑프리(심사위원대상)를 수상한 바 있다. 지금까지 총 7개의 작품으로 칸 영화제에 초청받았다.
지난해에는 멕시코 감독 알레한드로 곤살레스 이냐리투 감독이 심사위원장을 맡았다. 심사위원단의 전체 명단은 4월 중순에 발표된다. 올해 칸 영화제는 오는 5월 12~23일 열린다.
인세현 기자 inout@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