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를 최고 등급인 ‘1급 감염병’으로 분류하고 광역단체와 교육당국이 방역수위를 높인 가운데 원광대학교병원은 느슨한 대응태세를 유지해 눈총을 받고 있다.
원광대병원은 29일 “내달 1일부터 면회객을 일체 사절하겠다”고 밝혔다. 감염 우려가 있는 내방객을 1차로 확인할 수 있는 발열감지기는 응급실 앞에만 설치했다. 정부 권고대로 의심환자가 보건소나 콜센터를 경유하지 않고 병원부터 찾는 경우를 대비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전북대학교병원과 예수병원의 대응수위와 큰 차이를 보이는 수준이다.
전북대병원은 출입구를 통제하고 있다. 주간 출입문 17개를 본관 등 7개로 축소했다. 야간에는 본관과 응급센터 주 출입구만을 남겨놓았다. 응급실에만 설치해 놓은 발열감지기는 31일 본관앞에도 추가 설치할 예정이다.
병문안 허용시간도 폐지해 보호자 1인 외에는 병문안을 전면적으로 제한한다는 방침이다. 이 수위는 이번 사태가 종료될 때까지로 정했다.
예수병원은 지난 28일부터 전북대병원과 같은 '최고 수위'를 유지하고 있다. 발열감지기 3대를 가동하면서 촘촘하게 체크하고 있다. 출입구에서는 모든 방문객에게 14일 이내에 중국을 다녀왔는지를 묻고 있다.
병원마다 모든 방문객을 대상으로 선별검사를 통해 의심환자들의 병원 출입을 막고 있는 것이다.
원광대병원은 그러나 환자안전과 감염병 확산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히고 있는 방문객의 병문안 전면 통제 시기를 늦추고 있다. 발열감지기 추가 확보는 확진자가 발생하거나 다른 상황이 발생하면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병원 관계자는 "보안인력을 더 배치하고 면회객 전면 사절 시기도 확실치 않다(앞당길 수 있다)"고 말했다.
얼마 전 원광대병원을 다녀 온 백 모(김제시)씨는 "원광대 병원은 익산은 물론, 군산과 김제부안 등에서 보면 지역 거점병원이다"면서 "전 세계가 우려하고 있는 감염병 관리를 강화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감영볌 위기단계를 '경계'수준으로 상향하고 24시간 비상대응체계를 확대 운영하고 있다. 중국 후베이성은 여행경보 3단계(철수 권고), 중국 전 지역과 홍콩, 마카오는 여행 자제지역으로 발령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중국 후베이성(우한시 포함)을 방문 후 14일 이내 발열 또는 호흡기 증상(기침, 인후통 등) 중 어느 하나라도 나타나면 의료기관 방문에 앞서 반드시 질병관리본부 콜센터 1339 또는 보건소와 상담하도록 하고 있다.
전주=소인섭 기자 isso2002@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