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 ‘해체’ 위기… 이찬열 이어 김성식 탈당, 김관영도 ‘곧’

바른미래 ‘해체’ 위기… 이찬열 이어 김성식 탈당, 김관영도 ‘곧’

줄 탈당에도 손학규, 체제유지의사 피력… 국면전환 위한 ‘제3지대 통합’ 검토

기사승인 2020-02-05 16:02:45

[쿠키뉴스] 오준엽 기자 = 바른미래당이 창당 2년 만에 해체될 위기에 놓였다. 연이은 소속 의원들의 탈당계 제출에 안철수계 비례대표 의원들의 집단셀프제명 요구까지 이어지며 사실상 사분오열된 것. 하지만 퇴진요구를 받고 있는 손학규 대표는 당을 끝까지 지키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피력했다.

앞서 바른미래당은 유승민계를 주축으로 한 의원들이 ‘새로운보수당’을 만들어 이탈한 이후 정치에 복귀한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공동대표까지 탈당하자 사실상 3조각으로 쪼개졌다. 이후로도 탈당행렬은 계속되고 있다.

충격은 4일 이뤄진 이찬열 의원의 탈당에서 극점을 찍었다. 이 의원은 손학규계로 분류되는 의원들 중에서도 최측근으로 불리며 손 대표와 운명을 같이해왔기 때문이다. 이런 그조차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이 되는 비정한 정치판이지만 저라도 의리와 낭만이 있는 정치를 하고자 했다. 그러나 이제 한계인 것 같다”는 체념의 뜻을 표하며 ‘무더기 탈당’에 불을 지폈다.

심지어 손 대표조차 등을 떠민 형국이 됐다. 손 대표는 이날 오전 당 회의에 불참하는 등 반대움직임을 보였던 김관영·주승용 최고위원, 임재훈 사무총장, 장진영 당대표 비서실장, 이행자 사무부총장 등 주요 당직자들을 무더기 해임했다. 이에 이행자 부총장은 당일 탈당계를 제출했다. 김두관 전 최고위원 또한 입장을 정리해 6일 탈당의사를 밝히겠다는 뜻을 전했다.

줄 탈당은 끝나지 않았다. 김성식 의원은 5일 오후 그간의 침묵을 깨고 탈당의사를 밝혔다. 그는 탈당 입장문에서 “잘못된 합당의 주역들이 분란의 축이 되었고 결국 당을 이리저리 찢어버렸다. 당 대표는 비상한 전환점을 만드는 대신 파국의 인사로 쐐기를 박았다”면서 “이제 바른미래당으로는 되살릴 수 없게 됐다”며 탈당 후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더구나 이들 4인을 제외하고 아직 당적을 유지하고 있는 의원들 중에서도 안철수계 비례대표 의원이 6명 포함돼 있어 탈당이 기정사실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5명의 지역구 의원조차 오는 10일까지 손 대표가 퇴진하지 않으면 탈당하겠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전달해 추가 탈당자들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손 대표는 제3세력 ‘합당’ 카드를 꺼내며 분위기 반전을 꾀하는 모습이다. 손 대표는 5일 오전 새로운 당직자들과 함께 한 최고위원회의에서 “여기서 멈출 수 없다. 거대양당제의 낡은 구조를 거부하고 새로운 제3의 길을 열망하는 국민의 염원을 정치가 져버려서는 안 된다. 지난 1년간 모진 수모를 당하면서도 당을 지킨 이유”라며 당 재건을 시사했다.

이어 “제3지대 새로운 기회를 위해서 부단히 준비하고 있다. 바른미래당과 미래세대 그리고 제3지대 중도통합은 긴밀히 협의가 이뤄지고 있고 조만간 결과가 나올 것이다. 제3지대 통합과 새로운 미래세대와의 통합이 끝나면 저의 정치적 역할이 거기까지”라며 민주평화당 및 대안신당, 기타 정치세력들과의 통합을 통한 재도약이란 희망적인 청사진을 제시했다.

한편, 바른미래당은 이찬열·김성식 의원의 탈당으로 소속 국회의원이 18명으로 줄어들어 원내교섭단체의 지위를 상실했다. 이에 따라 오는 2월 15일까지 합당 등으로 소속 의원수를 20명까지 확보하지 못할 경우 85억여원의 정당보조금을 받지 못하게 될 처지에도 놓였다.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제3지대 통합논의가 속도감 있게 진행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oz@kukinews.com

오준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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