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한성주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과 관련해 대중의 과도한 공포심에 대한 우려가 나왔다.
신종코로나에 대한 전문가 견해와 일반인의 인식 사이에 괴리가 나타났다. 유명순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교수 연구팀이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4일까지 전국 1000명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 절반가량인 49.3%는 ‘신종코로나가 메르스보다 더 치명적일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이는 신종코로나의 중증도와 치명률을 메르스나 사스 등 같은 코로나계 바이러스에 비해 낮게 파악하고 있는 전문가들의 시각과는 대조적인 결과다.
신종코로나에 대한 두려움도 큰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설문조사에서 응답자들은 신종코로나 관련 뉴스를 접할 때 떠오르는 감정으로 불안(60.4%)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공포(16.7%), 충격(10.9%), 분노(6.7%) 등이 이어졌다. 두려움이 큰 만큼, 응답자들은 적극적으로 감염병 예방에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무려 98.7%의 응답자가 비누로 꼼꼼하게 손을 씻거나 소독제를 사용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해 전우영 충남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는 공포에 휩싸인 대중은 사회의 특정 집단에 대한 차별과 공격성을 표출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전 교수는 “감염병에 대한 적정 수준의 두려움은 순기능이 있다“며 “마스크를 착용하거나 손을 자주 씻는 등 스스로를 방어하는 행동을 취하도록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과도한 공포감은 소수의 특정 집단에 대한 혐오로 번진다”고 강조했다.
한편, 설문에서는 응답자들의 언론에 대한 불만족이 부각됐다. 신종코로나 사태에 대처하는 정부의 ‘언론대응’에 대한 긍정 평가는 23%에 그쳤다. 신종코로나에 대한 가짜뉴스를 접한 응답자도 42.1%로 나타났다.
감염병이 혐오로 번지는 모습도 보였다. ‘최근 일주일간 신종코로나 관련해서 혐오 표현을 듣거나 본 적이 있나’라는 질문에는 60.4%에 달하는 응답자가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전 교수는 감염병 보도에 대해 ‘팩트 위주의 보도’를 강조했다. 그는 “일본 크루즈에서의 대규모 감염 사태와 같이 충격적인 소식이라도 있는 그대로 보도하는 것은 권장된다”며 “감염병에 대한 경각심을 고취시킬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외신 보도를 검증 없이 그대로 전달하거나, 과학적 근거가 없는 추측성·자극적 보도는 사회 공동체의 이성적 운영을 방해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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