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지친 도심에 핀 봄꽃-
-활짝 핀 봄꽃 보며 힘 얻는 시민들-
-‘사람간 거리 두기’ 지키며 면역력 키우는 산책도 필요-
[쿠키뉴스] 곽경근 대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일상의 시계를 멈춰버린 듯한 5일 점심시간, 봄을 시샘하는 꽃샘추위가 사람들의 몸과 마음까지 얼어붙게 했지만 그래도 오는 봄을 막지는 못했다. 서울역고가도로공원인 ‘서울로7017’에는 추위에도 아랑곳 하지않고 여기저기서 봄꽃들이 꽃망울을 터뜨렸다. 개나리와 비슷한 모양의 장수만리화는 갑작스럽게 떨어진 수은주와는 아무상관 없다는 듯 노란 꽃을 흐드러지게 피어냈다.
만리동과 퇴계로를 잇는 서울시민의 산책 명소 서울로 7017에는 봄을 맞아들인다는 의미의 노란색 영춘화(迎春花)를 시작으로 산수유, 홍매, 풍년화, 히어리 등 봄꽃이 하루가 다르게 피어나고 있다.
점심식사를 마치고 산보에 나선 직장인들과 간간이 지나는 외국인 관광객들은 코로나 예방수칙 가운데 하나인 ‘사람 간 거리 두기’와 마스크를 착용하고 활짝 핀 봄꽃을 여유롭게 즐기고 있다. 유난히 따스했던 지난겨울 덕인지 아직은 조금 이른 듯한데 어느새 꽃망울을 힘차게 터트려 코로나19 확산 공포로 웃음을 잃어버린 시민들에게 작은 위안을 선사하고 있다.
노란 꽃망울을 활짝 터트린 산수유를 한참이나 다양한 각도에서 스마트폰에 담아내던 김재희(43) 씨는 “저는 매일 이곳을 산책하는데 날씨가 맑아서 파란하늘아래 노란 꽃이 눈부시다. 멀리 산수유마을까지 안가고 집 근처에서 봄을 맞았다”며 “봄꽃들이 활짝 피기 전 코로나19가 속히 이 땅에서 사라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산책하는 시민들 사이로 ‘서울로 7017’을 관리하는 직원들이 겨우내 찬바람을 막아주던 볏짚과 비닐을 제거하자 꽃나무들이 하나 둘 얼굴을 내민다. 겨우내 잠들어 있던 장미나무에 한창 물이 오르고 가시가 돋아난 모습에서 어느새 봄이 우리 곁에 왔음을 느낀다.
시민 휴식공간으로 재탄생한 서울로 7017에는 645개의 원형화분에 총 228종의 24,085주의 다양한 수목을 식재한 아름다운 공중정원이다. kkkwak7@kukinews.com 사진=곽경근 대기자/ 왕고섶 사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