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하도급갑질’ 삼성중공업에 과징금 36억원…“법인 고발 예정”

공정위, ‘하도급갑질’ 삼성중공업에 과징금 36억원…“법인 고발 예정”

기사승인 2020-04-23 14:58:56

[쿠키뉴스] 신민경 기자 =삼성중공업은 일방적으로 하도급 대금을 깎는 등 하도급법 위반한 36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동시에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는 삼성중공업 법인을 고발할 예정이다.

23일 공정위는 “삼성중공업은 지난 2013년부터 2018년까지 206개 사내 하도급 업체에게 3만8451건의 선박 및 해양 플랜트 제조 작업을 위탁했다”며 “이 과정에서 하도급대금 등 주요 사항을 기재한 계약서를 작업이 이미 시작된 후에 발급했다”고 밝혔다.

계약서면 3만8451건 중, 684건은 공사완료 후에 계약이 체결됐다. 1121건은 지연발급건을 파기, 재계약을 맺은 경우였다.

공정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정당한 사유없이 하도급대금을 인하하기도 했다. 전년 대비 일률적인 비율(3.22%, 4.80%)로 감소됐다. 지난 2017년 7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총 409건의 공사를 위탁하면서 인하한 대금은 총 5억원 규모에 달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2015년부터 2018년까지 2912건의 수정추가공사를 위탁했는데, 공사가 진행된 이후에 제조원가보다 낮은 수준의 하도급 대금을 결정하기도 했다.

일방적으로 위탁을 취소·변경하는 행위도 서슴지 않았다. 2015년부터 2018년까지 협력사의 책임으로 돌릴 사유가 없음에도 142개 사외 협력사에 위탁한 선박부품 6161건을 임의로 취소·변경했다. 삼성중공업은 위탁변경시스템을 통해 협력사에게 동의 여부만을 선택하도록 했을 뿐, 협력사가 입게 될 손실 등에 대한 협의절차는 존재하지 않았다.

공정위 관계자는 “계약시스템의 부적절한 운용을 통한 관행적인 ‘선시공 후계약’ 행위를 적발·제재함으로써 향후 서면발급의무가 충실히 준수될 것으로 보인다”며 “하도급 업체와의 협의절차 없이 일방적으로 낮은 단가에 의해 하도급대금을 결정한 행위를 제재함으로써 향후 하도급대금 결정 과정이 투명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smk5031@kukinews.com

신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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