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소암 수술 전 시행하는 질 초음파 검사만으로 수술 난이도와 복강 내 암 확산 정도를 예측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편승연·이종민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산부인과 교수 연구팀은 초음파 영상이 복강 내 종양 부담을 정확히 반영한다는 사실을 확인하며, 질 초음파가 난소암 수술 계획의 중요한 지표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외과종양학 분야 국제학술지 European Journal of Surgical Oncology 최신호에 게재됐다고 27일 밝혔다.
난소암은 조기 증상이 거의 없어 발견 시점에 이미 복막·장·간 등으로 전이된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수술 전 종양 확산 범위를 얼마나 정확히 파악하느냐가 완전 절제율과 생존율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다. 그동안 CT·MRI로 전이 범위를 추정해왔지만, 작은 복막 전이는 놓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연구팀은 접근성이 높은 질·직장 초음파가 이러한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지 검증하기 위해 강동경희대병원, 분당서울대병원, 인하대병원 등 세 곳이 참여한 다기관 연구를 수행했다.
연구는 2022년 2월부터 2023년 12월까지 난소암·난관암·복막암 수술 예정 환자 101명을 대상으로 초음파 결과를 수술 중 평가한 PCI(복막암 지수), Fagotti 점수와 비교했다.
초음파상 더글라스와 부위의 파종 양상을 ‘없음·세망결절형·장막형·종괴형’으로 나눠 분석한 결과, 초음파에서 파종이 심할수록 PCI와 Fagotti 점수도 유의하게 높았다(p<0.05). 즉 초음파로 보이는 종양 침윤 정도가 실제 복강 내 암 확산 상태를 그대로 반영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CT나 MRI 없이도 수술 난이도, 장 절제 가능성 등을 미리 예측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임상적 의미도 크다. 초음파는 비용 부담이 낮고 접근성이 높아 환자별 맞춤형 수술 전략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수술 전 다학제 협진 여부 판단에도 기여할 수 있다. 실제 연구에서 암 파종이 확인된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장 절제율이 약 두 배 높았다.
편 교수는 “난소암은 복막을 따라 광범위하게 퍼지는 만큼 수술 전 확산 범위를 정확히 예측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질 초음파만으로도 수술 난이도를 추정할 수 있음을 입증해 향후 난소암 치료 성적을 높이는 중요한 근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환자 수가 적고 관찰 기간이 짧았던 점, 검사자 숙련도에 따라 편차가 생길 수 있는 점은 한계”라며 “대규모 연구와 표준 판독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