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래미안의 귀환…강남권 재건축 사업 지각변동 예고

삼성물산 래미안의 귀환…강남권 재건축 사업 지각변동 예고

기사승인 2020-04-25 05:00:00

[쿠키뉴스] 유수환 기자 =삼성물산이 서울 서초구 신반포15차 재건축 사업 시공권을 따내면서 래미안 브랜드의 아성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특히 이번 수주전은 삼성물산·대림산업의 치열한 2파전이 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압도적인 표차로 승리한 것이기에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물산의 본격적인 주택사업 활동은 경쟁사들에게 큰 자극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건설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지난 23일 진행된 신반포15차 재건축 사업 시공사 선정 총회에서 시공사로 최종 선정됐다. 대림산업과 호반건설이 이 사업의 시공권을 따내기 위해 경쟁했으나 압도적인 표차로 삼성물산이 수주를 따낸 것이다. 이날 진행된 총회에서 투표에 참여한 166명 조합원 가운데 126명이 삼성물산을 선택했다. 전체 약 75.6%의 득표율을 기록한 것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반포 등 강남권 재건축 단지에서 시공사의 아파트 브랜드 가치와 사업관리 역량이 중요하다는 것이 증명된 셈”이라고 강조했다. 

삼성물산은 이번 수주 성공으로 다음 달 말 예정인 반포1단지 3주구 시공사 선정에도 유리한 고지를 잡았다. 

삼성물산이 이번 수주는 큰 의미를 가진다는 평가다. ▲우선 강남 재건축 시장에서 ‘래미안’의 아성이 건재하다는 것을 재확인했고 ▲향후 경쟁사들의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 

앞서 삼성물산은 2015년 합병 전후를 시점으로 재건축 수주 전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왔고 급기야 ‘주택사업 매각설’까지 돌았다. 지난 2015년 서초 무지개 아파트 입찰 경쟁 당시 경쟁사인 GS건설은 ‘삼성물산이 곧 주택사업을 매각한다’라는 내용을 담은 영상을 배포하기도 했다. 이영호 현 삼성물산 대표이사의 취임 이후 도시정비사업 수주 참여를 공식화하면서 이 같은 논란은 불식됐다. 

삼성물산의 래미안은 브랜드 파워만으로 입찰 경쟁이 아닌 ‘수의계약’을 통해 수주를 따낼 만큼 강남권 시장에서 영향력이 크다. 실제 지난해 분양한 래미안 라클래시(삼성동 상아2차 아파트)를 비롯해 올해 분양 예정인 래미안 원 베일리(신반포 통합3차)도 수주경쟁이 아닌 ‘수의계약’으로 이뤄진 단지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경쟁 입찰을 하지 않아도 될 만큼 조합원들이 래미안을 선호했던 것도 있고, 삼성물산이 전략을 효과적으로 사용한 것도 있다”라고 말했다. 

삼성물산의 귀환으로 강남 재건축 시장에서 패권 경쟁은 보다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대형사들은 강남권에서 자사의 브랜드 조성을 위해 준비해 온 상태다. 

현대건설은 지난 2015년 프리미엄 브랜드 디에이치를 론칭하면서 강남권 시장의 적극적인 수주를 통해 H벨트를 조성하겠다는 담대한 계획을 세웠다. H벨트는 강남구 삼성동 영동대로길을 기점으로 강남권 벨트를 조성하는 것을 의미한다. 아울러 반포동과 개포동의 성공을 발판삼아 압구정동까지 디에이치 브랜드를 확장시키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GS건설도 강남권에서 자이(Xi)타운을 조성하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GS건설은 지난 몇 년 간 강남권 재건축 시장에 활발히 참여하며 그 존재감을 드러낸 바 있다. 신반포자이(2016년 분양), 신반포센트럴자이(2017년 분양), 서초그랑자이(2019년) 등 굵직한 사업에 참여하기도 했다. 또한 서초구 방배동 일대에서도 꾸준히 수주에 참여하면서 자이타운 조성이라는 담대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

shwan9@kukinews.com

유수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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