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문대찬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세계적 대유행(펜데믹)으로 번지면서 대부분의 스포츠리그가 잠정 중단됐다. 이러한 가운데 상대적으로 코로나19 확산세가 잠잠해진 한국에서 스포츠 리그가 재개될 움직임이 보이자 해외 스포츠팬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프로야구를 향한 흥미가 크다. 국내 프로야구는 각종 영상 등이 해외 언론을 통해 종종 소개된 덕분에 인지도가 여타 스포츠 종목들에 비해 큰 편이다. 최근엔 프로야구 중계를 하고 싶다고 나선 해외 방송사도 있었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로 유명한 ESPN이 그 주인공이다.
문제는 ESPN의 태도다. 한국프로야구의 국외 판권을 갖고 있는 곳은 에이클라다. ESPN은 이달 초 에이클라와 접촉해 한국프로야구 정규리그의 미국 내 중계권을 문의하면서 경기 영상을 무료로 제공해달라는 무리한 요구를 했다. 영상 무료 제공은 에이클라측에게 큰 부담이다. 영상제작과 미국 송출로 발생하는 비용을 모두 에이클라가 짊어져야하기 때문이다.
이는 한국 야구의 자존심이 걸린 문제이기도 하다.
KBO리그는 메이저리그에 비하면 질적 수준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지만, 일본 프로야구 못지않은 규모를 자랑하는 세계 3대 프로야구 리그다. 한국 야구의 콘텐츠 수출은 분명 긍정적이지만 무료 콘텐츠로 평가되는 건 분명 달갑지 않다.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거저먹기’를 시도한 ESPN의 요구를 굳이 저자세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
안하무인격인 ESPN의 행보는 미국 내에서도 비판을 받고 있다. 미국 NBC방송은 “ESPN이 중계권료를 지불하지 않고 한국프로야구 경기를 중계하겠다는 생각을 어디에서 얻었는지 알 수 없다. 실망스러운 일”이라며 “양측이 공정하게 협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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